생활의 철학

[연의 철학] 사랑의 기술

‘쨍’ 와인잔으로 건배하는 남과 여
김수연 : 사시 패스 축하해 오빠! 근데 중요한 할말이 뭐야? 분위기 엄청 잡는다 수연시점- ‘후후, 뭐긴 뭐겠어? 야경이 아름다운 고급레스토랑에서 분위기 좋은 음악을 들으며 반지와 함께 꺼내는 말은 단 하나!’ 남자가 반지를 테이블위에 꺼내들며 남동민 : 헤어지자 ‘그래, 헤어… 응?’ 남동민 : 우리 커플링 했던 반지야. 돌려줄게. ‘쩌저적!!’ 수연의 마음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고 수연은 태연하게 가방에서 표를꺼냄 김수연 : 참! 그러고보니 오빠 내 친구 해미 알지? 걔네 갤러리에서 이번에 전시회하거든. 같이놀러가…. 남동민 : 수연아. 하아. 그만하자.
연(緣)의 철학 1화 - 사랑의 기술
수연이 친구 해미를 만남. 수연은 축 처진 채로 테이블에 엎드려있음
강해미 : 미쳤어. 거기서 전시회 소리가 왜 나오냐? 차이는 마당에 자존심도 없이. 김수연 : 그만해. 강해미 : 저 바보… 김수연 : 그만… 수연 열 받았는지 ‘벌떡’ 일어나면서 김수연 : 그만하라고! 안 그래도 쪽팔려 죽겠으니까! 강해미 : 쪽팔리기만 하면 다행이고. 그래서 이유가 뭐래? 김수연 : …내가 부담스럽대.
수연이 헤어진 날 회상
길에서 수연이 동민의 뒷모습에 외침 김수연 :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말해봐! 남동민 : …. 좋아하는 사람이나 따로 여자가 생긴 건 아냐. 네가 싫어진 것도 아니고. 김수연 : …그런데? 남동민 : 지난 3년 동안 김수연 넌 나에게 과분할 정도로 잘해줬어. 좋아하던 그림도 포기하고 오로지 내 시험합격에만 매달렸지. ‘꼬옥’ 수연을 안아주는 동민 남동민 : 그래서야. 수연아. 김수연 : 우린 이제 남인거야? 남동민 : 응 김수연 : ….그럼 함부로 내 몸에 손대면 안되지. 안그래? 남동민 : 뭐? 수연이 동민의 다리를 발로 ‘빡’ 차고 소리침 김수연 : 경찰아저씨! 여기요! 모르는 남자가 날 껴안았어요!! 남동민 : 끄어어 경찰들이 동민을 끌고 경찰1 : 서까지 가시죠 남동민 : 아니… 그게 아닌.. 경찰2 : 가서 말씀하세요. 회상이 끝나고 다시 수연과 해미의 대화 강해미 : ……더럽게도 헤어졌다. 합의는 해줬냐? 수연이 부끄러워하면서 끄덕임 김수연 : 나빴어. 내가 지 시험공부할 때 삼시세끼 도시락 싸주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영양제 챙겨주고 얼마나 잘 해줬는데… 강해미 : …… 부담스럽긴 하다, 야. 김수연 : 야!! 내가 지를 위해 그렇게 희생해줬으면 자기도… 강해미 :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이라는 책을 보면… 진정한 사랑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어. ‘진정한 사랑은 연인 각각이 홀로 설수 있으면서 둘로 있는 상태여야 한다. 행복한 사랑을 하려면 먼저 혼자할 수 있는 능력부터 키워라.’ 그런데 김수연 너는 어떻지? 넌 꿈도 없이 자신의 전부를 그 남자한테만 걸었어. 사랑은… 상호발전적인 관계여야 하지. 이야기를 마치며 해미가 벽에 걸린 작품에 덮여있던 천을 걷어냄 ‘촤악’ 그림에는 노을지는 하늘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음 김수연 : ….하늘. 강해미 : 그래. 자연주의 화가 ‘재문’이 그린 <하늘> 그 사람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작품이지.
그림을 그리는 재문의 모습 ‘사각 사각’
강해미 : 하늘은 재문이 자신의 연인을 위해 그린 그림이야. 연인에게 받은 사랑을 그의 능력껏 표현한 거지. 덕분에 재문은 사회적 명성을 얻었고 지금은 우리 갤러리 간판스타로 활약 중. 김수연 : …..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강해미 : 너 다시 그림을 그리는 건 어때? 김수연 : …. 강해미 : 억울하지 않아? 네 희생으로 남자는 변호사가 됐는데 넌 이룬게 없잖아. 김수연 : …그치만 나는… 강해미 : 그게 힘들면 이건 어때? 해미가 고개를 ‘까닥’하며 그림을 가리킴 김수연 : 어? 강해미 : 작가 재문의 매니저. 작가 재문이 그림을 찢고 서있는 모습 강해미 : 조금 괴짜긴 하지만 너한테 도움이 될 거야.
연(緣)의 철학 1화 – 사랑의 기술
철학자문/
중동고 철학교사, 철학박사 안광복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
“예쁜꽃을 본다고 해서 그림이 저절로 그려지지는 않는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1980)의 말입니다. 상대의 매력에 빠져 가슴이 뜨거워졌다 해봅시다. 절절한 감정은 ‘사랑’이 아닙니다. 이는 술에 취한 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취기’가 가시고 나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프롬은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잘라 말합니다. 사랑은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며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집착’을 사랑이라 착각한다는 점입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꺼이 상대의 ‘도구’가 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수연’의 태도가 바로 그렇습니다. 수연은 동민의 고시 합격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도 포기한 채, “(동민이) 시험공부할 때 삼시세끼 도시락 싸주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영양제 챙겨주고……” 그 결과 동민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로써 수연은 더 완전하고 아름다워졌을까요? 오히려 동민의 성공이 없으면 자신의 가치를 찾을 길 없는 처지가 되어버리지 않았을까요? 이런 사랑이 건강하다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제 동민은 수연을 부담스러워합니다.

“사랑은 연인이 각각 홀로 설 수 있으면서 둘로 있는 상태여야 한다.”

프롬은 충고합니다. 상대의 얼굴만 바라보는 삶은 행복해지기 어렸습니다. 자신의 가치가 상대가 나를 얼마나 인정해 주는 지에 달려 있다면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할까요?

동민은 수연을 버렸습니다. 그러나 수연 또한 동민을 가차 없이 밀쳐냈습니다. 희망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수연이 진정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첫 발을 뗀 셈입니다. 수연은 과연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제작
와이랩
재아
그림
SE
자문
안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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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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