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가 만난 사람

따뜻한 한 끼, 가족을 가족이게 하는 작은 이유 - 임성근 한식 장인

9월 따뜻한 한끼, 가족을 가족이게 하는 작은 이유 한식 장인 임성근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플라톤은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때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가 만들어진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어머니는 어머니로서, 자식은 자식으로서 본분을 다하는 가족을 이상적인 가족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 일이 그토록 어려운 것일까요?
지난 2006년 개봉한 김태용 감독의 영화 [가족의 탄생]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사연을 통해 하나의 가족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한가할 때 가만히 집중해서 보면 언제나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 위기에 빠진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이내 마음이 어지럽고 불편해집니다. 가정폭력, 유산 상속과 부양 문제를 둘러싸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 벌이는 소송, 냉장고나 강아지에게 서열이 밀려 한없이 쪼그라든 아버지의 자조 섞인 한탄, 취직도, 결혼도 못 하는 자녀들의 고단하고 애달픈 사연에 이르기까지... 이제 한국 사회에서 가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즐겁고 반갑기는커녕 어둡고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제 곧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입니다. 서로가 가족임을 확인하고 만남을 기뻐하며 감사를 전하는 명절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식사를 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본래 우리가 꿈꾸던 명절, 추석은 바로 이런 날입니다. 최근 화제를 모으며 방영된 전국 요리 명인의 요리대결 프로그램인 ‘한식대첩’ 시즌 3의 우승자 서울팀의 임성근 조리 기능장을 만나 음식과 가족, 명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가족의 본질 - 진짜 식구(食口)가 되는 것 · 기본의 중요성 - 가족의 기본은 함께 밥을 먹는 것이다.
어떤 것을 바로 ‘그것’이라고 부를 수 있게 해 주는 무언가를 철학적인 표현으로 ‘본질’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본질은 그것을 그것 아닌 다른 것들과 구분시켜주는 표지이기도 합니다. 가족은 우리가 속해 있는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모임입니다. 그렇다면 가족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임성근 기능장의 이야기 속에서 해답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임성근 : 각자 자기의 역할이 있는 거잖아요. 저는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의 책임이 있고, 애들 엄마는 엄마로서의 책임이 있는 거죠. 아이들이 피곤해 해도 억지로라도 깨워서 아침을 함께 먹고 하는 일들이 그런 거죠. 사실 가족 간의 대화도 음식을 앞에 놓고 하는 게 일반적이거든요. 서로 스케줄이 달라 함께 식사하기가 쉽지 않더라도 하루에 한 끼만이라도 엄마가 차려준 밥상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가족 간의 대화가 줄었다면 틀림없이 함께 밥을 먹을 시간이 줄었기 때문일 겁니다. 반찬이 화려할 필요도 없어요. 소박한 음식이라도 함께 즐겁게 먹으면 되는 거죠. 요샌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이 더 많잖아요. 정말 안타까워요.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식사를 그렇게 때우듯이 하는 것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죠. 심리적으로든 건강상으로든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거든요. 혼자 먹으면서 즐겁게 먹기는 어렵잖아요.
아이들은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움직이느라 쉴 새가 없고, 엄마는 그런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바쁘고, 아빠는 그런 가족을 책임지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모두 가족의 행복을 위해 열심이지만 도대체가 가족이 얼굴 마주보며 함께 식사할 시간조차 마련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네 현실이 그렇습니다. 이래가지고 제대로 된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한식 분야 최고의 요리 장인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임성근 기능장, 그의 사정은 어떨까요? 꼭두새벽에 일어나 두부를 만드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고, 늦은 저녁까지 손님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그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그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음식 만드는 일을 업으로 선택한 두 아들의 삶 역시 바쁘긴 매한가지일 겁니다.
임성근 : 어쩔 수 없는 사정들이야 다 있죠. 하지만 그저 한 끼 식사라도 같이 모여 즐겁게 먹으면 되는 거죠. 한 끼를 그냥 때우는 게 아니라 말입니다.
한 끼 식사에 이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함께 밥을 먹는 일을 가족의 기본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기본이 바뀌면 그 위에 쌓이는 것들도 자연스레 바뀌게 됩니다.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화려함이 아닌 '기본'의 소중함 · 요리의 기본인 평범한 반찬 - 기사 식당 찬모님에게 배운 음식의 기초
임성근 : 어쩔 수 없는 사정들이야 다 있죠. 하지만 그저 한 끼 식사라도 같이 모여 즐겁게 먹으면 되는 거죠. 한 끼를 그냥 때우는 게 아니라 말입니다.
고생 끝에 성취한 것을 모두 내려놓고, 다시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그에게서 완고한 고집이 느껴집니다. 장인이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겠죠. 이야기 중에 튀어 나온 손맛에 대한 이야기에 구미가 당깁니다. 손맛은 우리 모두가 궁금해 하는 신비의 비법입니다. 옳다구나 하고 정체를 물었습니다. TV에서 보던 모습처럼 그의 대답은 거침이 없습니다.
임성근 : 손맛이요? 양념의 순서와 정확한 양이에요. 재미있는 게 말이죠.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똑같은 레시피로 요리를 해도 맛이 다 다르거든요. 사실 요리라는 게 변수가 아주 많잖아요. 재료를 다듬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불의 세기, 양념을 하는 순서 등등 과정 하나하나에서 맛이 달라질 수 있어요. 손맛이라는 게 대단한 비법이 아니라 정확한 양의 양념을 순서에 맞게 넣어주는 데서 나오는 겁니다. 어머니의 손맛이라는 게 대개 그런 거거든요. 눈대중으로 대충 한 번에 양념하고, 중간에 간도 잘 안 보세요. 그런데 맛이 나거든요. 오히려 간을 자꾸 수정하다보면 맛이 떨어지게 돼요.
따뜻한 한 끼, 가족을 가족이게 하는 작은 이유 - 임성근 한식 장인 사진 - 1
한 번에 정확한 양으로 간을 맞추는 것, 이는 오랜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숙련의 맛일 겁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궁금해 하던 손맛의 정체입니다.
임성근 : 이렇게 돌이켜보니 그 기사식당 찬모님한테 음식의 기초를 배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열심히 기본을 쌓은 것이 제 평생의 자산이 된 거죠.
이미 큰 식당의 주방을 책임질 수 있는 경험과 실력을 지녔음에도 자그마한 기사식당에서 소중한 배움을 얻었다고 하는 이야기는 삶을 바라보는 인간 임성근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화려한 요리가 아니라 맛깔나는 반찬을 만드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은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반찬을 맛있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임성근 : 겉보기가 아무리 화려해도 기본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금방 무너집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죠. 가정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집에서 가족들이 함께 밥을 먹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사실 제 일 때문에 식구들이 함께 모여 밥을 먹을 기회가 많지는 않아요. 그런 점이 늘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끼라도 같이 먹을 기회가 오면 온 식구가 즐겁게 먹으려고 노력하죠. 애들 엄마한테도 늘 형제끼리라도 함께 먹게 하라고 부탁을 합니다.
‘식구(食口)’라는 표현 자체에는 함께 식사를 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가족이야말로 밥상머리를 마주하고 앉은 식구들입니다. 한국의 가족들이 삐걱거린다는 것은 가족이 식구가 되기 위한 기본, 다시 말해 밥상공동체의 기본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대화가 필요해 · 대화를 통한 배움 - 가족간의 진득한 대화로 배움을 지지함
우리말에 ‘구실을 잘 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에 플라톤 철학의 고갱이가 담겨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플라톤은 가족 구성원이 제 구실을 잘하는 가족이 훌륭한 가족이라고 했습니다.

플라톤은 ‘사람이 제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그 구실의 의미, 다시 말해 자신이 맡은 역할이 무엇을 요구받고 있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선은 버려야 합니다. 자기가 옳다고 믿는 바람에 붙잡혀 있는 생각, 이른바 도그마(dogma)를 버려야 합니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말한 것도, 자신이 사실은 모르고 있을 수 있음을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도그마에 사로잡히면 진실을 볼 수 없습니다. 지적으로 겸손한 태도만이 진실을 만나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스로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구실을 알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플라톤은 사람이 자신의 역할과 구실을 아는 일은 기억해 내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영혼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잊어버렸을 뿐이라는 거죠. 그 기억을 되살려 내는 일이 바로 대화입니다. 그래서 플라톤은 ‘배움이란 ‘대화’를 통해 기억해 내고 깨우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가까운 가족일수록 대화가 더욱 필요한 이유입니다.
임성근 : 큰 애가 고등학교 2학년생이 됐을 때 장래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조리학과를 간다는 거예요. 정말 깜짝 놀랐죠. 제가 워낙 고생을 했던 터라 그 애의 생각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어요. 제가 처음 이 일을 하던 때는 제대로 된 가스 시설도 없던 때였어요. 하루에 연탄을 120장씩 가는 날도 있었어요. 그러면 머리가 막 핑핑 돌아요. 가스 때문에요. 요즘은 많이 편해졌다고 해도 고되기는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그런 일을 대물림시키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며칠 뒤 다시 대화해보니 그래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두 말 않고 조리학원에 다니라고 했습니다.
요리를 배워나가는 길이 얼마나 고되고 험난한 과정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가 진득한 대화를 통해 아들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모습은 임성근 기능장이 어떤 아버지인지를 보여줍니다. 사실 아들이 아버지의 직업을 잇는다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어떤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자꾸 따라하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할 테니까요.
임성근 : 그렇게 큰 애가 음식하는 일을 시작한 후로 관련 전시회에 견학도 보내고 실제로 대회에 참가하게도 했어요. 저도 여러 대회에 참가하면서 배운 것이 많았거든요. 그러더니 어느 날은 요리대회에서 대상을 받아오더라고요. 이제는 됐다 싶었죠.
신중하게 고민하고 일단 결정하면 묵묵히 뒤를 받쳐주는 아버지, 참 든든합니다.
임성근 : 막내는 제과제빵 기술을 배워요. 열심히 하고 있죠. 일단 아이들의 의지가 단단한가 보고, 확실하다 싶으면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치려고 해요.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거니까요. 요즘은 막내가 만들어 온 빵을 하도 먹어서 빵이라면 아주 질릴 정도에요. 하하.
전 소박하더라도 함께 즐기며 식사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명절에는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먹을 수 있어야 해요 · 음식은 즐기는 것 - 즐거운 명절, 가족과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식사하는것이 가족의 기본
곧 추석입니다. 명절을 어떻게 보내는지, 혹시 음식을 직접 하진 않는지 궁금해집니다.
임성근 : 명절에는 고향집에 가서 오랜만에 온 식구들이 모여 밥을 먹죠. 사실 제가 직접 음식을 하는 게 더 맛있겠다 싶을 때도 있지만 직접 하지는 않아요. 누가 하더라도 형님 누님들하고 함께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음식의 맛은 기분이 좌우하거든요. 그래서 명절에는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먹을 수 있어야 해요. 너무 과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죠. 어머니들이 손이 좀 크시잖아요. 그런데 일이 너무 많아지면 만드는 사람들이 고생스럽고 피곤해서 즐겁게 같이 먹을 수가 없어요. 전 소박하더라도 함께 즐기며 식사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에 충실하자. 임성근 장인의 철학은 명절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납니다. 명절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겁니다. 함께 모여 즐겁게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가족이라는 걸 확인하는 것이 바로 그 의미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꼭 명절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임성근 : 음식은 즐기는 겁니다.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죠. 양식당에서는 별로 없는 일인데, 한식당에서는 코스 요리를 먹으면서도 재촉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아요. 제가 한식을 하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일이죠.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함께 한 사람들과 여유롭게 즐기는 문화여야 해요.
명절은 특별히 더 즐거운 날이어야 할 겁니다. 그래서 ‘음식의 기본은 즐기는 것’이라는 임성근 조리 기능장의 말이 가슴에 더욱 깊이 새겨집니다. 격을 맞추고 식을 차리기 위해 즐겁게 먹을 수도,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으며, 이런저런 명절 스트레스로 상대의 마음에 아픈 생채기를 낸다면 이는 분명 명절의 기본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곰곰이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정말 행복하고 맛있는 식사가 언제였는지. 분명 반갑고 그리운 사람들과 함께 한 식사일 겁니다. 그 음식이 무엇인지는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가족의 기본, 바로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식사를 하는 일입니다. 그 기본이 지켜지지 않으면 그 위로 쌓인 것들이 어느새 무너져 내릴 수도 있습니다. 소박한 그 기본, 함께 하는 식사가 너무나 소중해 보입니다. 임성근 기능장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체감하게 됩니다.
분위기가 바뀌면 음식의 맛이 바뀌듯이, 생각이 바뀌면 사람에 대한 감정도 바뀝니다. 보기만 해도 울화가 치미는 사람도 언젠가 한 번이라도 함께했던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면 너그러워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이쪽에서 먼저 가슴을 열면, 그쪽에서 마음을 열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족입니다.
뭔가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플라톤의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본래 우리의 영혼은 사물의 진실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승으로 오기 전에 레테의 강을 건너면서 이를 다 망각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것은 사실이든 아니든 플라톤이 정말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에게는 진실을 파악할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마치 영혼이 레테의 강을 건너면서 그 진실을 잊어버렸듯이, 우리도 뭔가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이번 명절에는 온 가족이 즐겁게 식사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가슴 따뜻한 대화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한식 장인 임성근 대한민국 국가공인 조리기능장 한식대첩 시즌3 우승 서울팀 ‘송이향’ 한정식 조리이사 세계 조리사연맹 (WACS) 조직위원회 집행위원
박승억 (숙명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사진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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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5-10-01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