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듯, 조직 내에서도 완벽한 인재는 없습니다. 삼국지 속 항우와 범증의 이야기는 인재관리에 대한 혜안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한나라의 유방이 초나라의 항우에게 쫓겨 고전하던 때였다, 범증, 항우
나라의 유방이 초나라 항우에게 쫓기고 있을 때의 일이다. 유방은 항우가 반란군을 토벌하는 틈을 타서 수십만 대군을 이끌고 당시 초나라 도읍이던 팽성을 차지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항우의 반격을 받아 목숨만 부지한 채 달아났다. 몇 달 후, 군량미까지 바닥나 전력까지 쇠하게 된 유방은 항우에게 휴전을 제의했다. 항우 또한 오랜 싸움에 지쳐 유방의 제의를 받아들이려 했지만, 항우의 참모인 범증은 유방의 절박함을 간파하여 오히려 유방을 압박할 것을 주장했다.
유방의 참모, 진평은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한가지 묘안을 낸다. 항우와 범증 사이를 이간질 하기로 한 것이다. 진평은 항우의 진영 안에 범증이 유방과 내통하고 있다는 소문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범증이 항우를 위해 많은 공을 세웠으나 포상을 제대로 받지 못해 유방과 연합하여 항우를 칠 것이라는 소문이었다.
이 때, 항우는 유방에게 사신을 보내고, 진평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항우와 범증 사이를 확실히 갈라놓을 계략을 세운다. 항우의 사신들이 도착하자 범증의 사신을 대하는 척 극진한 음식을 대접하다가, 항우의 사신임을 알게 되자 바로 조악한 음식으로 바꾼 것이다. 즉, 범증이 유방의 사람인척 연기한 것이다. 항우의 사신들은 이를 항우에게 상세히 알리고, 항우는 범증을 의심하며 거리를 두게 된다.
이후 범증은 항우에게 한나라에게 맹공을 퍼부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항우는 범증에 대한 의심으로 이를 무시했다. 범증은 항우의 달라진 태도에 더 이상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항우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 떠나는 도중 악성종양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후 진평의 이간책으로 상승세를 탄 유방은 결국 전쟁에서 이기게 되고, 항우는 뒤늦게 유방의 계략 빠진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되었다.
항우는 범증이 뛰어난 계략가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증에 대한 악소문을 믿고, 그를 의심하여 결국 범증을 잃고 맙니다. 만약 항우가 범증의 뛰어난 계략을 인정하고 활용했다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훗날 항우가 죽고, 황제로 즉위한 유방은 여러 군신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항우를 이기게 되었는지 말해보라고 했다. 이에 신하들이 말하길, “폐하께서는 휘하의 장수를 부리시어 성을 함락하고 그 땅을 점령한 다음, 그것을 천하의 사람들과 함께 그 이익을 같이 나누려고 하십니다. 하지만 항우는 재능있고 능력있는 사람들을 견제하여, 싸움에서 승리했음에도 그 이익을 같이 나누지 않아, 천하를 잃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자, 유방이 이렇게 말했다.
“그대들의 말은 틀렸소. 계책을 마련하여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은 내가 장량만 못하고, 나라를 안정시키는데는 소하(蕭何) 보다 못하오. 또한 성을 공격하면 함락시키는 데는, 내가 한신만 못하다. 내가 천하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 세 사람을 능히 부릴 줄 알았기 때문이오. 항우는 그나마 있었던 범증(范曾) 한 사람도 제대로 쓰지 못했기 때문에 나에게 잡혀 죽임을 당하게 된 것이다.”
유방은 항우보다 자신의 역량이 뛰어나지 못했으나, 인재를 잘 관리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스스로 평가합니다. 조직 내에서 구성원이 구설수나 소문에 휘말리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소문이라는 것은 일부 과장되거나 부풀려 질 수 있습니다. 혹여 그 소문이 일부 사실이더라도 훌륭한 리더라면 그것을 단점으로 삼기보다는, 그 사람이 가진 장점을 파악하여 조직 내에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