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지혜

[동양고전-리더의 자격] 이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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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李斯), 기회를 알아보는 통찰력을 가진 2인자
사람이든 동물이든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소신이 있느니 없느니 탓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장수선무(長袖善舞)라는 말대로 소매가 긴 사람이 춤을 잘 춘다. 조건이 좋으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고,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출세하는 데 분명 유리하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 운명이 바뀐 사례로 이사(李斯)만한 사람이 없다.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 그 자체였다. 사람은 자신이 어떻게 처세(處世)하는가에 인생이 결정된다는 말로 어떤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입지(立地)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찰떡궁합, 이사는 글자 그대로 진시황이 고민했던 개혁을 밑받침한 2인자였다. 문자, 화폐, 도량형, 군현제 실시 등 이사가 모든 것을 개혁했다. 진시황이 통일했을 때 7국의 문자를 통일하였고, 도량형을 통일하고, 군현제를 실시하며 ‘직도直道’라는 도로를 만들었다. 이 직도는 흙을 다섯 겹으로 다져 만든 판축공법을 쓴 탓에 2,300년이 지나도 나무 뿌리가 못 자라기에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풀만 자란다. 그 정도로 단단하게 만들어 진 것으로, 수도 함양에서 만리장성에 있는 곳까지 진시황이 거느린 마차가 직행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진나라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다른 나라에서 생각할 수 없고, 상상할 수 없는 것들로서, 그것들은 이사라는 한 명의 인재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진시황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 객경이 된 그에게 강력한 기득권 세력들의 반발로 인해 축객 당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진시황에게 ‘태산불양토양 하해불택세류(泰山不讓土壤 河海不擇細流, 태산은 흙을 사양하지 않고 큰 강과 바다는 물줄기를 가리지 않는다)'이라는 인재 개방론을 들고 나와 위기를 벗어나 진시황의 핵심 측근으로 거듭난다.
삽화
결국 진시황을 도와 천하를 좌우한 이사는 22년간 재상으로 있으면서 많은 일들을 해낸 것이다. 모든 일은 순간의 선택과 결단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이사는 잘 알고 있었고, 주변의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쥐 두 마리를 보고 삶의 미래를 예견한 이사의 통찰력은 결코 예사로 볼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주변의 사물과 인물들과의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 무엇인가를 느끼는 지혜를 얻기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발분의 세월을 야망으로 뒤바꿔 파란만장한 삶을 보낸 이사는 기회주의자의 전형이기도 하다. 진시황의 유서 위조에 가담했다가 자신을 포함한 일족의 몰살로 귀결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의 삶의 방식은 진시황을 도와 봉건제도를 폐지하여 군현 제도를 실시하는 등 정치 ? 경제 ? 사상 ? 문화 등 각 방면에 일대 개혁을 단행한 시대의 인물로 만든 원동력이었다는 점이다. <한비자>라는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송(宋)나라 사람으로 밭을 가는 자가 있었다. 밭 가운데에는 그루터기가 있었는데, 토기가 달려가다 그루터기에 부딪쳐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러자 농부는 쟁기를 놓고 그루터기를 지키며 다시 토끼를 얻기를 기다렸다. 토끼는 다시 얻을 수 없었으며, 그 자신은 송나라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됐다. 지금 고대 제왕의 정치를 좇아 현재의 백성을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모두 그루터기를 지키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김원중 |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충북 보은에서 출생하여 조부로부터 한학을 익혔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중국고전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만 중앙연구원 중국문철연구소 방문학자와 중국 대만사범대학 국문연구소 방문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논어], [손자병법], [한비자], [정관정요] 등 굵직한 고전 원전 번역을 통해 고전의 한국화, 현대화에 기여해왔으며, SK그룹, 롯데그룹, 한국능률협회, 현대 리더스포럼, 한경아카데미 CEO 특강, 한국인간개발 연구원, 휴넷, KBS라디오, 한국경제TV, 오마이 뉴스TV 등 주요 공공기관과 대학 및 기업에서 인문학 강연을 했다.
현재 KBS라디오(대전)의 ‘김원중의 사기열전’. 그리고 [동아일보]에 매일 ‘한자로 읽는 고전’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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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3-31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