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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상군, 하찮은 재주꾼도 비범한 인재로 만들다
맹상군은 널리 인재를 초빙해 오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가 천하의 인재를 모으는 데 온 힘을 기울인 맹상군에게 선비들이 구름처럼 몰린 이유는 단 하나였다. 편견 없이 대하고 자신과 차등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마천은 그의 이런 태도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사기 ‘맹상군열전’에서 소개하고 있다.
하루는 맹상군이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밤참을 대접하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불빛을 가린 탓에 방안이 어두웠다. 손님은 자신의 음식이 맹상군의 것과 다른 것을 감추기 위하여 일부러 어둡게 한 것이라고 짐작하고 기분이 상해서 식사를 않고 돌아가려고 했다. 맹상군이 일어서서 몸소 자신의 밥그릇을 들어 손님의 것과 비교해 보이자 손님은 부끄러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물론 사마천이 예시한 것이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겠지만, 맹상군의 인물됨을 엿볼 수 있는 자료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맹상군은 아버지에게 인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적이 있었다.
“장수의 가문에는 반드시 장수가 있고, 재상의 가문에는 반드시 재상이 있다고 합니다. 將門必有將, 相門必有相.”「맹상군열전」자신의 아버지 전영이 재물을 쌓아두려고만 하고 베풀지 않자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 말이다.
맹상군은 어렸을 때 자신의 아버지가 후궁들은 아름다운 비단옷을 질질 끌고 다니게 하면서, 선비들은 짧은 바지 하나 제대로 걸치지 못하게 내버려둔다는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집에 있는 하인과 첩들은 쌀밥과 고기를 실컷 먹고도 남아돌지만, 선비들은 쌀겨나 술지게미조차 배불리 먹지 못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빈객을 예우할 것을 강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계명구도鷄鳴狗盜라는 고사성어가 알려주듯 세상에 쓸모 없는 인재는 없는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장기를 갖고 있고 그런 장점을 잘 살려 그 사람이 능력을 가장 발휘할 수 있는 곳에 배치하면 인재등용은 실마리가 풀리는 법이다.
맹상군의 인재론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정해진 틀에 갇힌 인재상이 아니라 개인의 창의력과 무한 잠재력 등을 고려한 열린 시각의 인재론이기에 그렇다. 스펙을 쌓고 거기에 몰입해 모든 것을 짜맞춰가는 인재상이 아니라 화씨의 옥처럼 그냥 버려져 있는 옥인듯 했으니 결국 그것을 알아보는 이는 존재하기에 말이다. 그러기에 우리 역시 기존의 관행, 기존의 룰에 의해 인재상을 맞춰나갈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장을 살린 명품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본다.
진실한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이란 무엇일까. 리더 역시 마찬가지다. 이루처럼 밝은 눈도 사광처럼 예민한 귀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마음의 눈을 밝히고, 마음의 깊은 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진실한 사람이 보이지 않겠는가. 즉 리더는 진실의 눈을 가져야 능력 있고, 소중한 인재를 얻을 수 있는 법이다. 어리석은 리더는 주위의 말만 듣고 인재를 괴롭히거나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경우 간악한 자들이 판을 치고 능력 있는 인재들은 저 멀리 사라지는 것이다.
- 김원중 |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 충북 보은에서 출생하여 조부로부터 한학을 익혔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중국고전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만 중앙연구원 중국문철연구소 방문학자와 중국 대만사범대학 국문연구소 방문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논어], [손자병법], [한비자], [정관정요] 등 굵직한 고전 원전 번역을 통해 고전의 한국화, 현대화에 기여해왔으며, SK그룹, 롯데그룹, 한국능률협회, 현대 리더스포럼, 한경아카데미 CEO 특강, 한국인간개발 연구원, 휴넷, KBS라디오, 한국경제TV, 오마이 뉴스TV 등 주요 공공기관과 대학 및 기업에서 인문학 강연을 했다. 현재 KBS라디오(대전)의 ‘김원중의 사기열전’. 그리고 [동아일보]에 매일 ‘한자로 읽는 고전’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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