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지혜

[동양고전-리더의 자격] 욕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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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 모르는 것보다 큰 재앙은 없다
인간은 늘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그것을 이루려 욕망하는 존재이다. ‘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 塞翁之馬)’는 이러한 인간의 마음의 상태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명언이다. 이 고사성어와 비슷한 이야기가 ‘흑우생백독(黑牛生白犢)’이다. 검은 소가 흰 송아지를 낳았다는 말로, 그 상세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송宋나라 사람 가운데 어질고 의로운 행동을 좋아한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그 집에서 기르던 검은 소가 까닭도 없이 흰 송아지를 낳자, 그것을 공자에게 물었다. 이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이것은 길한 징조이니 그것을 하느님께 바치시오.”
그로부터 일 년 뒤, 그의 아버지가 까닭도 없이 눈이 멀었다. 그런데 그 집 소가 또다시 흰 송아지를 낳았다. 그 아버지는 또 다시 아들을 시켜 공자에게 물어보도록 하자 아들은 “먼젓번에 그분에게 물어보고 눈이 멀었는데 또 무엇 때문에 물으려 하십니까?”고 대꾸했다. 그래도 길흉을 여쭤보라는 아버지의 말에 아들이 물어보니 길하다고 답하며 다시 그 송아지로 제사를 지내라고 하였다. 아들이 돌아와 말을 전하니 아버지가 말했다. “공자님의 말씀대로 행하거라.”
참혹하게 죽어있는 군인들 삽화
그로부터 일 년이 지나자 그 아들이 또 까닭 없이 눈이 멀었다. 그 뒤로는 초나라가 송나라를 공격하여 그들이 사는 성까지 포위하였다. 백성들은 자식을 바꾸어 잡아먹고 유해를 쪼개어 밥을 지었을 정도로 심각한 지경이었다. 장정은 모두 성 위로 올라가 싸우다가 죽은 자가 태반이었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모두 병이 있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그리고 포위가 풀리자 그들은 눈이 회복되어 다시 사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재앙이라 생각되었던 것이 오히려 복이 되었던 것이다. - 『열자』「설부」편
논어에 보면 단사표음(簞食瓢飮)이란 말이 있다. 안빈낙도의 삶을 살아간 안회의 일상을 한 말이다.
“현명하구나 안회여! 한 그루의 대나무 밥과 한 표주박의 마실 것으로 누추한 골목에 살면서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즐거움을 바꾸려 하지 않으니, 어질구나, 안회여!” 子曰 “賢哉回也!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回也!” (논어 옹야雍也)
공자가 생각하기에 군자의 즐거움은 천명을 실천하는 데 있고, 소인의 즐거움은 욕망을 충족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소인은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의식주의 문제에 매달리지만, 군자의 즐거움은 이런 형이하학적인 문제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문을 좋아하는 안회는 밥 한 그릇과 물 한 표주박을 먹으며 누추한 곳에 살아도 불평하는 기색이 전혀 없이 여전히 즐거워했으므로 이런 평가를 내린 것이다.
진실로 마음을 비우고 욕심내지 않을 때 화를 모면하고 복을 얻을 수 있다
술자리에서 담소를 나누는 삽화
공자는 안빈낙도를 외치지 않았던가?
“거친 밥을 먹고 [차가운] 물을 마시고, 팔을 굽혀 그것을 베개로 삼으면 즐거움도 그 속에 있다. 의롭지 못하고 잘 살고 귀하게 되는 것은 나에게는 뜬 구름만 같은 것이다. 子曰 “飯疏食, 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논어 술이述而)
그래서 나온 말이 곡굉지락 曲肱之樂 이란 성어다.
리더란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자신의 길을 벗어나지 않으며 어려운 때일수록 정도를 걷는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살아가는 방식이 늘 일정하기에 평정심을 유지하고 고요한 내면에서 깊은 사유가 우러나오는 것이다. 그 평정심을 유지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무리한 욕심을 줄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기의 한 구절을 읽어보기로 하자.
“욕심이 그칠 줄 모르면 하고자 하는 바를 잃고, 가지고 있으면서 만족할 줄 모르면 가지고 있던 것마저 잃는다. 欲而不知止, 失其所以欲; 有而不知足, 失其所以有. 『사기』「범저?채택열전」
김원중 |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충북 보은에서 출생하여 조부로부터 한학을 익혔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중국고전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만 중앙연구원 중국문철연구소 방문학자와 중국 대만사범대학 국문연구소 방문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논어], [손자병법], [한비자], [정관정요] 등 굵직한 고전 원전 번역을 통해 고전의 한국화, 현대화에 기여해왔으며, SK그룹, 롯데그룹, 한국능률협회, 현대 리더스포럼, 한경아카데미 CEO 특강, 한국인간개발 연구원, 휴넷, KBS라디오, 한국경제TV, 오마이 뉴스TV 등 주요 공공기관과 대학 및 기업에서 인문학 강연을 했다. 현재 KBS라디오(대전)의 ‘김원중의 사기열전’. 그리고 [동아일보]에 매일 ‘한자로 읽는 고전’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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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11-04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