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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지혜

[동양고전-리더의 자격] 인재견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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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쓸 때는 견제가 필요하다
사실상 제환공과 관중의 관계는 대단히 모범적인 군신관계였다. 둘 사이에 이런 일화가 있다.
제(齊)나라 환공이 자주색 옷을 입기 좋아하자 나라 사람들이 모두 자주색 옷을 입었다. 그래서 그 당시는 흰색 옷감 다섯 필로도 자주색 한 필을 얻지 못했다. 환공이 이를 걱정해 관중管仲에게 말했다. 과인이 자주색 옷을 좋아해서 자주색 옷감이 매우 비싸졌소. 온 나라백성들이 자주색 옷을 입기를 좋아하는 것이 그치지 않고 있소. 과인은 어찌해야만 하오?”
관중이 말했다.
“군주께서는 이것을 근절시키려고 하면서 어찌하여 자주색 옷을 그만 입지 않습니까?
주위 사람들에게 ‘나는 자주색 옷이 싫다.’고 하십시오.”
환공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주위 사람들 가운데 자주색 옷을 입고 앞으로 나오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이렇게 말했다.
“조금 물러서라. 나는 자주색 옷이 싫다.”
그리하여 그날로 궁궐에는 자주색 옷을 입은 자가 없어졌고, 다음 날에는 수도에 자주색 옷을 입은 자가 없어졌으며, 사흘째가 되자 나라에 자주색 옷을 입은 자가 없어졌다.
자신에게 직언하게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게 한 관중을 환공은 끊임없이 경계하였다. 물론 살아생전에는 그런 견제 때문에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만년의 환공의 판단은 문제가 있었다. 다음 이야기를 보자. 관중은 자신의 후계자를 묻는환공의 말에 자신을 그토록 견제한 습붕을 추천했다. 그가 꼽은 이유는 이러했다.
“그는 사람됨이 안으로는 굳은 마음을 지녔고, 밖으로는 예의가 바르며 욕심이 적고 신의가 두텁습니다. 안으로는 마음이 굳건하므로 모범으로 삼을 만하며, 밖으로는 예의가 바르므로 큰일을 맡길 수 있습니다. 또 욕심이 적으므로 백성들을 다스릴 수 있고, 신의가 두터우니 이웃 나라들과 친교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패왕을 보좌할 사람이 갖춰야 할 조건일 것입니다. 왕께서는 그를 쓰십시오.”《한비자》[십과]
리더는 견제와 균형으로 사람을 쓰고 조직을 이끄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
현명한 군주는 그 사람의 마음속을 짐작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능력을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환공의 태도는 정반대였다. 환공은 알았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관중을 경계하며 수조라는 환관을 기용했다. 결국 수조는 3년 만에 환공을 배신하여 난을 일으켰다. 환공은 반란자들에 의해 붙잡혀 굶주림 속에서 죽었고, 그의 시체는 석 달간이나 방치되어 구더기가 끓어 방에 넘쳐날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다. 환공의 군대가 천하를 주름잡고 자신은 다섯 패자의 우두머리가 됐지만, 신하들에게 시해 당하고 고귀한 명성까지 잃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됐던 것은 관중의 충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고집대로 했던 까닭이다.
《한비자》에서 인용된 이러한 사례를 통해 환공이 충신의 말보다는 자신의 측근인 수조를 임용함으로써 관중을 견제하려고 한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잘못인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제 아무리 곁에 훌륭한 인물이 있어도 그를 활용하여 쓰지 못하면 제왕의 자격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참모다. 참모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따라 리더의 역량이 드러나게 한다. 참모의 실수는 곧 리더의 실수이고 그것은 조직의 운영에 짐이 되는 것이다. 연륜 있는 재상의 말을 들었다면 환공은 어리석은 결말을 보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남을 경계하고 견제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판단력 그 자체를 옭아맬 수 있기에 리더의 자세는 늘 유연해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그러한 견제의 태도가 자신마저 믿지 못하는 불신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 있기에 말이다.
김원중 |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충북 보은에서 출생하여 조부로부터 한학을 익혔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중국고전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만 중앙연구원 중국문철연구소 방문학자와 중국 대만사범대학 국문연구소 방문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논어], [손자병법], [한비자], [정관정요] 등 굵직한 고전 원전 번역을 통해 고전의 한국화, 현대화에 기여해왔으며, SK그룹, 롯데그룹, 한국능률협회, 현대 리더스포럼, 한경아카데미 CEO 특강, 한국인간개발 연구원, 휴넷, KBS라디오, 한국경제TV, 오마이 뉴스TV 등 주요 공공기관과 대학 및 기업에서 인문학 강연을 했다. 현재 KBS라디오(대전)의 ‘김원중의 사기열전’. 그리고 [동아일보]에 매일 ‘한자로 읽는 고전’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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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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