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지혜

[동양고전-리더의 자격] 인재효율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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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쉽이란 밑동을 쥐고 전체를 흔드는 것
『회남자』「설산훈說山訓」 편에 낙엽 하나로 천하의 가을을 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고기 한 점 먹고 냄비 속의 고기 맛을 다 알고, 깃털과 숯을 매달아 놓고서 방 공기가 건조한지 습한지를 알 수 있다. 이는 사소한 것으로 큰 것을 아는 것이다. 낙엽 하나를 보고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알고(見一葉落, 而知歲之將暮), 항아리 속의 얼음을 보고 천하가 추워졌음을 안다. 이것은 가까운 것으로 먼 것을 아는 것이다.”
논어 태백 편에는 안회를 칭송한 증자의 말이 나온다.
“능력이 있으면서도 능력 없는 사람에게 묻고, 많이 알고 있으면서도 적게 아는 사람에게 물으며, 있으면서도 없는 듯이 행동하고, 가득 차 있으면서도 빈 듯하며[다른 사람이] 나를 속일지라도 [잘잘못을]다투지 않았다(以能問於不能, 以多問於寡. 有若無, 實若虛. 犯而不校)”군주와 성현의 통찰력은 어디에 있는가? 기본적으로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 주변의 것들을 하나하나 챙기는 것이 필요하며 자기의 일이 아닌 것, 즉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은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어설픈 지식을 과시하거나 다른 사람의 영역의 문제를 함부로 관여하다가 봉변을 당하게 되거나 대사를 그르치는 일을 곧잘 허용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보다는 능력에 맞게 사람을 부리는 것이 더 현명한 법
한비자에 나오는 군주가 전의 전관을 문책하는 장면 삽화
이런 사례도 있다.『한비자』에 나오는 대목이다.
옛날 한(韓)나라의 소후(昭侯)가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이때 전관典冠이 군주가 추워하는 것을 보고 군주의 몸에 옷을 덮어 주었다. 왕은 잠에서 깨어난 뒤, 흡족해 하며 주위의 신하들에게 물었다. “누가 옷을 덮어 주었는가?”신하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관을 담당하는 전관이 했습니다.”
군주는 이 일로 전의(典衣)와 전관 모두를 문책했다. 전의에게 죄를 준 것은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전관에게 죄를준 것은 자신의 직분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추위에 떠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다른 사람의 직분을 침해한 폐해가 추위에 떠는 것보다 크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가 신하들을 다루는 방법은 신하가 자신의 직분을 넘어 공을 세우지 못하게 하는 것과 진술한 의견이 실제 일에 일치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월권행위는 사형에 처하고 하는 일이 일치하지 않으면 형벌로 다스려야 한다. 그래서 신하들이 제수 받은 벼슬자리에 맡은 바 직분을 다하고, 또 그들이 진술한 내용이 실제에 모두 들어맞도록 하면, 신하들은 패거리를 지어 서로 돕는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한비자』「이병」
세 세람은 모두 빼어난 인재고, 내가 그들을 임용할 수 있엇으니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까닭이오.
그러므로 우리는 군주의 처신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된다. 때로는 알아도 모르는 척 하면서 신하를 북돋우어 주어야 하고 때로는 직접 개입하여 잘잘못을 가리는 서슬퍼런 재판관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신하들은 군주의 카리스마를 존중하게 되며 조직도 제자리를 찾게 된다. 다만 어떤 경우에든 원칙은 있다.
공자가 말했듯이 “그 직위에 있지 않으면 그에 [해당하는] 정무를 논의하지 않는다.” 不在其位, 不謀其政. (논어 태백)” 고 원칙을 견지하면서 전전긍긍하듯 하는 태도로 일에 접근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원칙을 지키려면 누구든 자신의 고집에 의해 전체 상황을 망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너무 수수방관해서도 안되거니와 너무 시시콜콜 따지는 것도 좀 이상하다. 그러기에 리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리더십이란 것이 아무 때나 개입해서 하는 것도 아닌 것이다. 그게 바로 정치적 역량이다.
김원중 |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충북 보은에서 출생하여 조부로부터 한학을 익혔고,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중국고전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만 중앙연구원 중국문철연구소 방문학자와 중국 대만사범대학 국문연구소 방문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논어], [손자병법], [한비자], [정관정요] 등 굵직한 고전 원전 번역을 통해 고전의 한국화, 현대화에 기여해왔으며, SK그룹, 롯데그룹, 한국능률협회, 현대 리더스포럼, 한경아카데미 CEO 특강, 한국인간개발 연구원, 휴넷, KBS라디오, 한국경제TV, 오마이 뉴스TV 등 주요 공공기관과 대학 및 기업에서 인문학 강연을 했다. 현재 KBS라디오(대전)의 ‘김원중의 사기열전’. 그리고 [동아일보]에 매일 ‘한자로 읽는 고전’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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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10-28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