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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와의 갈등, 참는 것이 답일까?

마음연구소 : 배우자와의 갈등, 참는 것이 답일까? 마음연구소 : 배우자와의 갈등, 참는 것이 답일까?

최근 장기적인 집콕 생활로 인해 사소한 부분에도 예민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배우자와 나, 부부 사이다.
예전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일도 사사건건 부딪히고 다투기 일쑤고,
그러다 보니 이제는 싸움을 피하기 위해 서로 대화를 하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싸우지 않기 위해 참고 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 크게 터져버릴 것만 같은 상황.
과연 이 부부는 계속 이렇게 지내는 것이 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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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억눌러도 나타나는 자아 고갈 상태

자아 고갈 상태란, 억지로 무언가를 하도록 하면 욕구를 억누르고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무언가를 할 심리적 힘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이런 자아 고갈 현상이 강제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경우 못지 않게 그저 단순하게 감정을 억누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유사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감정 표현의 억제는 고강도의 육체노동만큼이나 체력을 소모시켜 자아 고갈 상태를 불러오게 되는데, 배우자와 싸우지 않기 위해 억지로 참다 보면 다른 무언가를 할 힘을 잃게 된다는 말이다.

감정 표현을 억제할 때 소진되는 우리의 에너지

미국의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한 연구를 통해 사람들에게 슬픈 영화와 재미있는 영화 두 가지 중 하나를 보여주면서 해당 영화를 보는 중에 울거나 웃는 일을 하지 못하게 했다. 즉,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그럼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게 된다. 비록 가만히 있었지만 에너지를 소진한 사람들은 이후의 일에 제대로 에너지를 쓸 수 없는 상태가 되거나 혹은 충동적으로 변하거나 아예 의욕을 상실한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얼핏 보면 전혀 다른 방향의 행동인 것 같지만 원인은 결국 하나였다. 더 이상 심리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충되는 속도보다 고갈되는 속도가 더 빠른 자기통제력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는 참아야 할 때 조절을 하지 못하거나, 행동에도 제어가 안 되기 때문에 충동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고, 또 새로운 일을 할 힘조차 없어진다. 이는 어떤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심리적 에너지가 고갈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나의 의지력 또는 자기통제력은 무한한 것이 아니라 한정된 에너지다. ‘자기통제력을 사용하면 이 자원은 고갈된다’는 것은 총량의 법칙을 따른다는 의미다. 자기통제를 위한 에너지는 다시 보충되긴 하지만 보충되는 속도가 고갈되는 속도보다 훨씬 느리다. 즉, 자기통제 에너지를 쓰는 속도는 매우 빠르지만 에너지를 다시 보충하는 데에는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자기통제력의 바닥을 드러내곤 하는 것이다.

심리적 무기력 상태를 막기 위한 처방전

즐거울 때 마음껏 웃고, 힘들 때 힘들다는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심리적 무기력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지나치게 점잖음과 엄숙을 강요하면 무관해 보이는 일에도 의욕이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 즉, 할 말은 할 수 있어야 심리적 무기력을 막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감정을 분출하지 않고 억누르고만 있으면 피로함이나 고단함, 부정적 감정과 함께 자아 고갈을 일으킬 수 있다. 침묵은 금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무기력을 낳는 함정일 수도 있다. 배우자와 싸우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 그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잘 싸운다는 것은 오롯이 서로의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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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서] <지혜의 심리학> 김경일 | 진성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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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11-15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