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 미술관

노르웨이의 태양, 에드바르트 뭉크

노르웨이의 태양, 에드바르트 뭉크 노르웨이의 태양, 에드바르트 뭉크
노르웨이의 태양, 에드바르트 뭉크 노르웨이의 태양, 에드바르트 뭉크
  • 이동통신망을 이용하여 영상을 보시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재생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영상 재생이 안 될 경우FAQ > 멀티미디어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노르웨이의 태양, 에드바르트 뭉크 노르웨이의 태양, 에드바르트 뭉크

또 하나의 비극, 총기 오발 스캔들

‘절규’ 이후에도 뭉크에게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몇 번 더 찾아온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스캔들이 바로 총기 오발사고다. 뭉크는 세 명의 여성과 교제했는데, 그 중 툴라는 유일하게 약혼까지 했던 여성이었다. 뭉크보다 4살 연상이었던 그녀는 예술에 관심이 많았고, 성격도 적극적이어서 뭉크와 금세 격렬한 사랑에 빠졌다. 뭉크의 1897년작 ‘키스’는 어두운 방 안에서 키스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의 격정적인 사랑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두 사람 사이도 어느 순간 상황이 돌변하게 되는데, 툴라는 결혼을 원했지만 뭉크는 상처받은 가정사로 인해 결혼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이 있었다. 이로 인해 다툼이 잦아지고 급기야 문제의 사건이 터지고 만다. 툴라는 자신을 점점 멀리하는 뭉크에게 자살하겠다며 권총을 들고 협박했고, 뭉크가 그녀의 자살을 막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그만 권총이 발사된 것이다. 총알은 툴라가 아닌 뭉크의 왼쪽 중지에 박혔다. 이 사건 이후 툴라는 떠나버렸고, 혼자 남은 뭉크는 더욱 더 심한 고통과 우울, 외로움에 알코올 중독에까지 빠지게 된다.

반 고흐의 그림에서 심리적 위안을 받은 뭉크

이후 자신의 정신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간 뭉크는 그곳에서 치료에 충실하며 마음에 안정을 찾는다. 그 즈음 뭉크는 뜻밖의 화가와 작품으로부터 큰 위로를 받게 되는데, 놀랍게도 그것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고흐도 뭉크처럼 정신병원에서 지내던 시절이 있었는데, 자신과 비슷한 처지지만 계속해서 긍정을 이야기한 고흐의 삶, 그리고 밝은 색채의 이 작품을 보고 뭉크는 큰 위안과 깨달음을 얻었다. 훗날 뭉크는 이 작품을 오마쥬하는데, 제목도 ‘별이 빛나는 밤’으로 동일하다. 집 앞에서 바라본 밤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먼 마을이 보인다. 우측 하단을 보면 뭉크의 옆모습 그림자도 보인다. 색이 이전과는 다르게 따뜻해졌음을 알 수 있다. 뭉크는 평생 우울증과 외로움을 겪었고, 이를 완전히 이겨내지는 못했지만 그는 작품을 통해 자신이 이 고통에 굴복한 것이 아닌,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 끝없는 우울과 절망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싸우고 있었다는 것을 전하고자 했던 것이다.

슬픔과 고통 대신 눈부신 희망을 담아내다

뭉크는 오슬로 대학교에서 대형 벽화를 그릴 화가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작업을 맡게 된다. 세월이 흘러도 학생들이 계속해서 보게 될 그림이었다. 뭉크는 인생에서 한 번쯤은 자신의 재능을 통해 모든 사람들, 특히 아이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주고 싶어했다. 그리고 이곳에 자신이 평생 짊어진 우울이나 슬픔, 고통이 아닌 긍정과 희망을 그리게 된다. 이 작품이 바로 뭉크의 그림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밝은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태양’이라는 작품이다. 젊은 시절의 세기말적 우울과 불안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그 어떤 태양보다도 밝고 뜨겁게 떠오르는 풍경을 표현했다. 뭉크가 노르웨이의 국민 화가가 된 것은 ‘절규’의 영향도 있지만 사실 이 작품이 가장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을 비추는 뭉크의 밝은 태양은 사람들의 마음도 녹였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도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자부심이 된 뭉크의 그림 ‘태양’

뭉크의 대작 ‘태양’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노르웨이 지폐를 통해서다. 놀랍게도 노르웨이 화폐 중 1,000크로네에 그려진 인물이 바로 뭉크 자신이다. 앞면에는 뭉크의 얼굴이, 뒷면에는 그의 작품 ‘태양’이 그려져 있다. 이처럼 ‘태양’은 노르웨이인들의 자부심과 같은 작품이 되었다. ‘절규’로만 알고 있던 화가는 사실 그 절규와 내내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고통 없는 인생은 없겠지만 화가는 그림을 통해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끝없는 절망이 찾아와도 포기하지 말라고. 그리고 어두운 밤이 있다면 그 다음은 밝은 아침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뭉크가 남긴 말을 전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는 예술로 삶과 그것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내 그림들이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좀 더 명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정우철

정우철

EBS 클래스 e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
<알폰스 무하>, <툴루즈 로트렉>, <앙리 마티스> 展 등

  • ·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입니다.
  • · 본 콘텐츠는 사전 동의 없이 상업적 무단복제와 수정, 캡처 후 배포 도용을 절대 금합니다.
작성일
2021-07-14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