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들, 버스를 보이콧하다

목사인 아버지와 목사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보스턴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한 마틴 루터 킹은 몽고메리의 전임 목사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뜻하지 않게 역사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파크스 부인에 대한 유죄 판결에 항의하기 위해 마틴 루터 킹과 몽고메리 진보연합은 ‘버스 보이콧 운동’을 하기로 결정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운동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던 마틴 루터 킹은 다음 날 아침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는데, 놀랍게도 늘 흑인들로 가득 차있던 버스가 텅텅 비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버스 보이콧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먼 거리를 걸어서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택시와 카풀을 활용한 대항

이렇게 버스 보이콧 운동은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흑백차별정책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마틴 루터 킹은 장기전을 준비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흑인 택시회사들과 저렴하게 택시를 운영하기로 합의하고, 카풀 제도를 위해 40여 곳의 합승 정거장을 지정했다. 하지만 이를 제지하기 위해 몽고메리시 당국이 직접 나서 최소 요금 이하로 운행하는 택시는 법률위반이라는 훈령을 내리고, 카풀에 참여하는 차량을 검문하면서 버스 보이콧 운동은 큰 위기를 맞는다.

마틴 루터 킹의 집에 가해진 폭탄 테러

여러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버스 보이콧 운동이 계속되자, 주동자인 마틴 루터 킹에게 협박 편지와 전화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집 현관에서 폭탄이 터지는 위험한 사건이 발생한다. 집은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다행히 그의 가족들은 무사했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흥분해 그의 집 앞으로 모여들자 폭동을 우려한 마틴 루터 킹은 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연설에 나선다. 우리는 법과 질서를 신봉하며, 자신이 무너지더라도 이 운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연설이었다.

버스에서 앉을 권리를 되찾다

몽고메리시는 버스 보이콧 운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100여 명을 모두 기소한다. 이때 동지들과 함께 체포되어 재판을 받던 마틴 루터 킹에게 뜻밖의 소식이 전해지는데, 미연방최고법원에서 버스 내 흑백분리를 규정한 앨라배마 주 법률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파크스 부인이 유죄를 선고받고, 흑인들이 버스 보이콧 운동을 시작한지 꼭 1년이 지나서야 얻은 위대한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