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운이 굉장히 나쁜 편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생방송으로 축구를 보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꼭 진다거나,
가방에 우산을 매일 넣고 다니다가 딱 하루 우산을 챙기지 않은 날 비가 온다거나 하는 사람들.
왜 이렇게 운이 나쁜 건지, 여기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들에겐 왜 이렇게 항상 불운이 따라다니는 것일까?
항상 불운이 함께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심리학적으로는 어떻게 보야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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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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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이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게 되는 현상 혹은 마음을 말한다. 자신이 운이 좋았을 때는 기억하지 못하고, 안 좋았던 날만 마음에 남아 있었을 뿐 실제로 운이 나빠서가 아닌 것이다. 우산을 챙기지 않은 일과 비가 내린 일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우연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꼭 예견된 일이라 믿고 싶어진다. 이럴 때 우리의 마음은 ‘착각적 상관’에 빠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착각적 상관은 있지도 않은 상관관계를 만들고, 희박한 연관성도 긴밀한 연관성으로 해석해낸다.
사람들이 일말의 의심 없이 믿는 착각적 상관관계 중 하나가 바로 흐린 날씨와 허리 통증의 연관성일 것이다. ‘날이 흐리면 허리나 무릎이 아프다, 삭신이 쑤신 걸 보니 곧 비가 올 것 같다’와 같은 말은 우리가 흔히 들어온 레퍼토리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아모스 트버스키 교수는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15개월 동안 날씨 상태와 그들의 통증 기록을 대조, 분석해 둘 사이의 연관성 여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실제 상관관계는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즉 날씨와 통증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그럼에도 연구에 참여한 거의 모든 환자가 날씨와 자신의 통증이 아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했으며, 심지어는 객관적 데이터를 보여줘도 연구가 잘못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
애초에 관련이 없는 두 개의 사건들을 연결하려는 인간의 의지와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오로지 자신의 신념이 일치하는 방향의 정보만 받아들이고 기억하게 되면, 또 다른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은 필요가 없어져 버린다. 그런 것들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우리는 결국 스스로 믿는 것만 계속해서 믿으려 한다. 이렇게 상관 관계에 관해서만 생각하고, 그것을 계속 믿게 되다 보면 스스로 해결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 마음이 자꾸만 상관 관계를 만들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간편하게 이해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우연으로 가득한 세상은 인간의 인지능력에 비해 너무나도 복잡하고 어렵다. 게다가 세상은 인간 능력 밖의 위험한 일들로 넘쳐난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겪은 일의 연관성을 이해해 삶을 미리 예측하거나 위험에 대비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마음의 작용은 아주 오래 전부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장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독특한 인간만의 특징인 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바라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더라도 허심탄회하게 인정하는 생각과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