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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백스테이지

나의 이웃에게 즐거운 안부를 묻다

 
디지털 백스테이지 : 나의 이웃에게 즐거운 안부를 묻다 디지털 백스테이지 : 나의 이웃에게 즐거운 안부를 묻다

1970년대의 한국 사회는 산업화가 한창 진행중이던 시기였습니다.
아파트가 건설되고, 부동산 투기와 개발 열풍 또한 함께 불어닥치면서
인간관계는 점차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시대를 함께 살아냈던 보통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기록한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1970년대 우리 이웃들의 일상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오늘 함께 이야기할 책은 바로 박완서의 소설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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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디지털 백스테이지 : 나의 이웃에게 즐거운 안부를 묻다
  • 디지털 백스테이지 : 나의 이웃에게 즐거운 안부를 묻다
  • # Intro

    박완서는 1970년대에 와서야 기지개를 켭니다. 식민지 시기를 거쳐 한국전쟁까지 지켜본 박완서는 ‘엄마의 말뚝’처럼 시대의 비극을 그리기도 했으나 ‘나의 아름다운 이웃’이라는 짧은 소설집을 통해 신랄한 풍자를 완성했습니다. 전쟁 때문에 학교를 중퇴했다가 경제 성장 시기까지 경험한 중년의 여인은 이제 연인과 이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습니다. 놀라운 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와도 너무나 닮아 있다는 점입니다. 어둑했던 시절을 벗어버리고 민주주의라는 어스레한 빛이 드리워지자 박완서표 위트가 태어난 것입니다.

  • # 남녀 관계를 대하는 자세

    48편 중 하나인 ‘여자가 좋아’는 그 동안 박완서가 꽁꽁 숨겨놨던 유머와 재치가 뒤섞인 이야기입니다. 머슴애처럼 자라난 한 여성이 대학교 내의 총학생회장 선거를 바라보는 시선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김광대 후보가 유력한 회장으로 거론된 이유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종강 파티에 있었습니다. 단순히 종강 파티를 주선한다는 이유로 김광대 후보가 회장이 된다면 그것이 부정 선거와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 주인공은 교내의 여학생들과 소통하면서 이 잘못된 선거 방식을 고쳐 버리고 싶었습니다. 이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박완서의 표현대로 그저 퉤퉤! 침이나 뱉어 버리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여성은 남학생들의 결정적인 약점을 잡아서 김광대 후보를 꼴찌로 탈락시켜 버립니다.

    ‘여자가 좋아’는 이성을 바라보는 남성들의 삐뚤어진 자화상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자는 관성에 젖어 든 남녀 관계를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희석되는데요. 잠깐 거울을 보다가 자신의 본 모습이 갑자기 달라져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거울 속 연인들’은 그런 면에서 적잖은 자극제로 남는 작품입니다. 행복했던 순간을 잊어버린 연인이 서로 신경질적으로 반응합니다. 그럼 이제 더 이상 ‘연인’으로 불릴 수가 없게 되는 것이죠. 그러다 ‘거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박완서는 남녀 관계를 단순한 이성 관계로 결론짓지 않습니다. 남북 분단이라는 큰 주제를 꺼내기도 하고, 물질 만능주의를 비판하기도 하면서 평화로운 화합으로 봉합합니다.

  • # 정(情)이라는 게 이제 그립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나의 아름다운 이웃’은 ‘정(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48편 중에 가장 마지막을 장식한 만큼 정을 갈망하는 노부인의 마지막 대사가 기나긴 여운을 남깁니다. 평생 한옥 집에서 시집살이를 한 여성이 드디어 아파트로 이사를 갑니다. 그녀가 이웃 할머니들로부터 지겹게 들었던 ‘새댁’도 이제 안녕이고, 구식 부엌과 마당에서도 드디어 벗어날 수 있게 되었죠. 그녀는 시어머니가 살아 있는 한 평생 ‘아가’이자 ‘새댁’으로 불릴 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로 이사를 가자, 기대했던 것과 달리 위화감에 몸을 움츠리게 됩니다. 이제 그녀는 ‘새댁’이나 ‘아가’가 아닌 노부인이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파트에는 젊은 엄마들이 살고 있으니 “할머니가 물어보시면 대답해야지.”라는 말을 듣는 건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단순히 이웃의 정이 고파서 “아가, 몇 살이지?”라고 물어본 건 뿐인데 무릎 위까지 자란 아이의 손을 잡고 있던 젊은 엄마는 그렇게 매몰차게 반응해 버립니다.

    그러다 새로 이사를 온 여자가 인사를 하러 찾아옵니다. 책에서는 “유달리 착하고 밝은 표정 때문에 눈부시게 느껴졌다.”라고 표현했는데요. 아마도 오랜만에 접한 환한 미소라서 행운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마지막에는 이 노부인의 마음 하나하나가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정에 사무친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여운이 고약하게 남습니다. ‘새댁’과 ‘아가’의 공기가 흘렀던 한옥 집이 그리워지기 시작한 건 박완서의 일생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나의 아름다운 이웃’을 통해 이제 정이라는 게 고파졌던 시기를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 Outro

    ‘나의 아름다운 이웃’은 난로 앞에 앉아서 책을 읽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48편의 이야기들은 매우 짧지만, 이야기 한 토막 한 토막이 심신을 편안하게 해 주는 차 한잔과 같습니다. 차의 첫 모금은 뜨거울 수 있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식도를 따뜻하게 거쳐서 온 몸을 기분 좋게 해줍니다.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풍자는 창가 밖의 새가 지저귀는 그 순간에 미소를 지은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걸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이 짧은 소설집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놀라운 책입니다. 48편 중에 독자와 닮아 보이는 이야기가 있거나 앞으로 있을 예정이라면 박완서의 구절을 떠올려 보세요. 풍자는 웃음이 될 것이고, 비판은 깨달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타일러 라쉬 : 9개 언어 구사가 가능한 천재, 일명'뇌섹남'으로도 불리는 대한미국인

타일러 라쉬

9개 언어 구사가 가능한 천재, 일명'뇌섹남'으로도 불리는 대한미국인
  • 시카고대학교 국제학 학사(2006~2010)
  • 서울대학교 대학원 외교학 석사(2012~2016)
  • <비정상회담>과 <문제적 남자>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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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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