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뉴욕 타임스>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냈다.
"한국에서는 자신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전제품이 있다?"
한국인들만 갖고 있는 독특한 믿음,
선풍기 사망설에 대한 팩트 체크를 시작한다!
‘선풍기 사망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선풍기 바람으로 공간이 진공 상태가 되면서 산소가 부족해 ‘호흡 장애’로 숨진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장시간 선풍기 바람을 쐬면 ‘저체온증’이 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풍기 바람만으로 공기 중 산소량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능하며,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려면 체온이 8도 이상 떨어져야 하는데 이 또한 선풍기 바람으로는 불가능하다.
‘선풍기 사망설’의 유래는 놀랍게도 무려 1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910년대, 신문에서 선풍기를 소개하는 내용과 함께 바람을 오래 쐬면 감기에 걸리거나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주의사항을 보도했다. 이 이야기에 살이 붙어 다음 기사에는 "선풍기 앞의 공기가 맴돌기 때문에 일부 진공이 발생하여 산소가 부족하게 된다"라는 내용이 등장했고, 이후 여름밤에 의문의 변사가 발생하자 선풍기 바람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사실인 것처럼 확산된 것이다.
오래 전부터 역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쳤던 가짜뉴스의 힘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2018년에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미국인의 77퍼센트가 TV 방송과 신문사들이 가짜뉴스를 보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미국인의 38퍼센트는 SNS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는데, 페이스북의 경우 가짜뉴스를 전파하고 여론의 흐름을 조작하는 가짜 계정이 전체 활동 유저의 5퍼센트에 달하며, 이러한 가짜 계정을 만들려는 시도가 매일 650만 건이나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넘치는 정보들 속에서 가짜뉴스에 속거나 휘둘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의 뉴스 앞에서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고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지혜는 앞으로 더욱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