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쉬인사이드

불편한 먹거리와 건강한 영화

디쉬인사이드 : 불편한 먹거리와 건강한 영화
디쉬인사이드 : 불편한 먹거리와 건강한 영화

휴일 이른 아침 쥐죽은듯이 고요한 맨하탄 미드타운 5번가에
택시 한대가 달려와 보석상 티파니 앞에 멈춘다.
멋있는 드레스 차림에 선글래스를 쓴 미모의 여성이 택시에서 내린다.
여성은 가져온 데니쉬 빵을 아침으로 먹으며
인적없는 티파니 앞에서 윈도우 쇼핑을 즐긴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프닝 씬이다.

미국에는 헐리웃 영화만 있는게 아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나온 건 1961년이니 벌써 60년이나 되었다.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있겠지만 그 유명한 오드리 헵번의 드레스 차림의포스터를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로마의 휴일>과 함께 오드리 헵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 속 그녀의 모습은 전 세계 영화팬들의 뇌리에영원히 젊고 아름다운 자태로 각인되었다. 주제가 ‘문리버’도 영화사에 남는 불후의 명곡이 되어 요새도 세계 곳곳에서 숱하게 연주되고, 불려지고또 방송을 탄다.

드레스 차림의 미녀가 티파니 앞에서 싸가지고 온 빵으로 아침을 먹는 이 장면 하나로 뉴욕의 보석상 티파니는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알리게 되었고,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의 관광명소이자 쇼핑명소가 되었다. 티파니의 색상은 티파니 블루라는 이름으로 특허 등록이 되어 법적 보호를 받는다.심지어는 블루박스의 흰색 리본까지 특허 등록이 되어있다. 미국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보석상이 이 영화 한편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고, 티파니는적당한 가격의(그래도 수백달러지만) 대중을 위한 상품을 많이 개발하여 어마어마한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미국영화의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한예이다. 티파니의 상혼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2년전 ‘이제 여러분도 티파니에서 아침을 드실 수 있습니다’라고 선전을 하며 티파니 가게 안에아예 식당을 열었다. 이름도 ‘블루 박스 카페’다. 아침 식사 제일 싼게 29달러라고 하니 한국돈 3만5천원 가량인데 아직도 예약하기가 하늘에별따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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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는데 오늘 이야기는 티파니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렇게 선남선녀, 미남미녀가 만나 우여곡절을 거쳐 사랑에 빠지는 판타지 세계를 그린헐리웃 영화가 아니라 그 반대의 이야기다. 미국에서는 헐리웃이 지닌 영향력을 잘 알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때에 영화를 이용하는경우가 많다. 음식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20세기 후반부터 구미 선진국에서는 수십 년 동안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통해 물질적인 풍요를 구가한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모든 것이발전하고 삶의 질은 계속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에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하였다. 특히 이러한 자본주의적인 삶의 양식에서 선두를 달린 미국에서부터 각종 부작용이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었다. 균형이 깨진 식생활로 인해 심혈관질환, 당뇨 등 성인병과 비만 등의 문제로 국민 건강이 크게 좀먹기 시작했고, 이제는 나라전체가 짊어지기 힘들 정도로 심각해졌다. 환경파괴, 기후변화, 검증되지 않은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두려움은 국경을 넘어 세계가 해결을 위해 함께 대처해야할 공동의 과제가 되었다. 맛있는 식품으로 소비자의 식욕을 자극하는 현란한 광고, 값싸고 맛있는 패스트푸드의 편이성 뒤에 숨어있는 각종 문제를 드러내서 대중의주의를 환기하려는 학자, 지식인, 운동가들도 그 수단으로 영화를 이용한다. 나는 이점에 있어서는 미국이 참으로 부럽다. 인구가 3억이 넘고 오랜 세월세계시장을 향한 발신기지 역할을 해온 헐리웃이 있기에 ‘불편한 진실’을 담은 영화의 기획과 제작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영화를만드는데는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들어간 자본이 회수될 것이라는 예상과 전망이 없으면 제작에 착수하기 힘들다. 한국은 인구 5천만의 시장이라 ‘비상업적인영화’나 흥행면에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영화는 아무리 그 의도가 좋고 내용이 알차도 기획단계에서 대부분 좌절되고 만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올바른 식생활,지구환경 보전에 이로운 식생활, 설탕의 해악, 공정하지 못한 무역, 비인도적인 동물 사육제도 등 다양한 내용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관객들을 만난다.

오늘은 그 가운데 몇 편을 골라 간단하게 소개한다. 우선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 <패스트푸드 네이션>이다. 이 영화는 동명의 책(한국어 번역판은 ‘패스트푸드의제국’)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그런데 논픽션의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나온 작품은 픽션, 그러니까 극영화다. 상업성을 더하여 더 많은 관객에게다가가기 위해 극화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누려 법적인 분쟁을 피해가려는 의도도 있다. 미국이라도 거대 식품산업이 막대한 자금으로 정계에 로비를하고, 대기업이 극장업계에 미치는 입김이 워낙 세기에 극영화 제작이라도 쉽지가 않았을 것이다. 제작에 참여한 인원들을 보면 이 영화에 찬동하는 사람들의만만하지 않은 면면이 보인다. 우선 제작에 원작자 에릭 슐로서에 더하여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제러미 토마스가 참여하였다. 감독은<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등 ‘비포 삼부작’으로 유명한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맡았다. 주연은 <이보다 더 좋을 수없다>에서 잭 니콜슨과 열연을 한 그렉 키니어가 맡았는데, 조연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부르스 윌리스, 에단호크,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등을 비롯하여 미국에서 꽤 알만한 연기자들이 나온다.

영화는 자본을 이길 수 있을까?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이렇다. 주인공 돈 앤더슨(그렉 키니어)은 가공의 햄버거 체인 ‘미키스 버거’ 본사에서 마케팅 디렉터로 일한다. 직장에서는승승장구하고 가정은 화목한 행복한 중년인데 그에게 본사 사장으로부터 은밀한 오더가 떨어진다. 자사가 사용하는 햄버거 패티에 동물의 분뇨가 섞여있다는 보고가있으니 조용히 조사해 오라는 임무다. 그는 자사에 패티를 납품하는 대형 정육가공업체를 찾아간다. 콜로라도 코디(가공의 마을)에 있는 정육가공업체 ‘유니글로브’에서 돈은 위생적인 설비에서 착착 돌아가는 공장을 견학하고 처음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 칠흑같이 어두운 밤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어가는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실비아와 코코 자매 그리고 실비아의 연인 라울도 일행에 섞여있다. 모두가 밀입국 브로커에게 돈을 건네고 일자리를 찾아 미국땅을 밟은멕시코인들이다. 앰버(애슐리 존슨)는 대학 진학을 위하여 열심히 미키스 버거에서 알바를 하는 진취적인 여성이고, 그녀의 엄마 신디(패트리샤 아케트)는 식당에서웨이트리스를 하며 이대로의 삶이 좋은 싱글맘이다.

이야기는 크게 이렇게 세 개의 평행선을 그리며 그들의 삶을 조명한다. 코디라는 조그만 마을에서 정육가공업체 유니 글로브와 고기의 최종 소비처 패스트푸드점에서평행선은 가끔씩 교차를 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돈은 이곳저곳 탐문 조사를 하다가 유니 글로브에 고기를 오랫동안 납품한 적이 있었다는 목장주 루디(크리스크리스토퍼슨)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유니 글로브 같은 업자들은 한 푼이라도 이익을 더 내기 위해서는 무슨 일도 서슴지 않을 무서운 사람들이라고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의 소개로 식육 중개업자 해리(부르스 윌리스)를 만난다. 동네 식당에서 햄버거를 맛있게 먹으며 해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한다.새삼 무슨 얘기를 하는 거냐고. 모든 패티에는 똥이 조금씩 들어가는 법이고 그래서 햄버거를 익혀 먹으라는 것이고 조리 매뉴얼에도 잘 익히라고 나와있는 것아니냐고 도리어 반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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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분업이 철처하게 이루어지는 콘베이어 벨트식 공정을 갖춘 식육 처리장에서 철저한 위생보다는 신속한 작업 속도를 우선하다보니, 도살 후 미처 깨끗하게세척하지 못한 고기덩어리가 다음 공정으로 넘어간다는데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앰버는 오랜만에 외삼촌(에단 호크)으로부터 좋은 조언을 받고, 살고 있는고향을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동물 학대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과 만나게 된다. 한편 유니 글로브의 너무나도 가혹한 노동환경에 적응 못한 실비아는 호텔청소부로 일을 하게 되고, 코코는 여성종업원을 희생양 삼아 성폭행을 일삼는 작업반 반장의 노리개가 되고 코카인까지 하게 된다. 라울은 피로감을 잊기 위해각성제에 손을 댄다. 그는 작업장의 기계에 말려 상해를 입고 불구가 된다. 그러나 불법 이민자의 신분으로는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가 없다. 돈은 패티에 위생상위험할 수도 있는 이콜리 박테리아가 섞여 들어간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본사로 돌아가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영화가 시작할 때의 상황과 끝날 때의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한 명의 영웅이 나와 시원하게 모순과 병폐를 바로잡는 헐리웃식 해피엔딩이아니다. 이 작품은 아쉽게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어 낸 극영화라 상상력을 발휘한 극적인 사건이나 이야기가 없는 것도 이유이고, 또불편한 내용이라 관객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한 것도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흥행이 부진한데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헐리웃의 여름 블록버스터는 거의 모두가 맥도날드나 버거킹같은 체인과 공동 마케팅을 한다. 패스트푸드의 위험성, 맛있는 버거 뒤에 숨어있는 비인도적인 노동환경등을 폭로한 영화를 대형 스폰서들이 반가와 할 리가 없다. 여러가지 제약 속에 뜻있는 이들이 모여 제작을 하고 배급까지 가능했으리라고 짐작한다. 흥행 성적과관계없이 내게는 이 영화가 무척이나 인상 깊은 작품으로 남아있어 기회가 될 때마다 주변에 추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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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아주 통쾌한 홈런을 친 영화도 있다. 다큐멘터리 작가 모건 스펄록이 제작한 <슈퍼 사이즈 미>가 그것이다. 그는 한달 동안 맥도날드 햄버거만먹기로 작정하고 그걸 매끼 동영상에 담았다. 본인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하면서 세운 원칙 가운데 하나가 점원이 ‘슈퍼 사이즈 세트’를 권하면 그걸먹는 것이었다. 의사 3명의 관찰 아래 진행한 이 실험에서 그는 30일째 되는 날 체중이 11킬로 이상 불어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울증, 간기능 장애등 각종 부작용을 경험했다.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데 일 년 이상 다이어트를 해야 했다. 이 영화는 예산이 6만5천불인데 흥행성적은 2천2백만불을기록했다. 미국에선 학생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는 학교도 많이 생겼고 나중에 방송을 타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영화의 장점은 영화를 보는 내내유쾌하다는 것이다. 유쾌하게 즐기면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는 관객으로부터 호응을 받는다.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처럼 그래봐야 바뀌는 것은없을 것’이라는 작가의 예상과는 달리 맥도날드는 영화 개봉 후 6주만에 전체 가맹점에서 ‘슈퍼 사이즈’ 메뉴를 없앴다.

불편한 진실을 얘기하는 영화가 필요한 사회

다음 소개할 작품은 <푸드 주식회사>이다. 다큐멘터리 작가 로버트 케너가 3년에 걸쳐 제작한 영화인데, 그해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에 후보로 선정되었고흥행도 성공한 편이었다. 이 영화는 넓은 대지 위에서 풍성하게 자라는 곡물, 붉은 칠을 한 창고가 아름다운 농장, 한가하게 거니는 닭, 잘 차려입은카우보이들이 소를 모는 장면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러면서 카메라가 줌아웃하여 뒤로 빠지면 이런 목가적 풍경이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수퍼에걸린 포스터이거나 ‘신선한 목장에서 갓나온 천연식품’이라는 문구를 단 유제품에 사용된 그림이라는 걸 알게 된다. 나레이터를 맡은 이는 ‘잡식동물의딜레마’ 등의 베스트셀러로 한국 독자에게도 낯익은 마이클 폴란이다. 그는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며 각종 강연이나 방송 출연으로미국에서는 꽤나 유명인사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책들을 다수 출판한 그가 이 영화의 나레이션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영화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영화 오프닝 씬에서 그는 앞에 소개한 이런 목가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은 물건을 팔아먹기 위한 판타지일 뿐 현실은 이와 거리가멀어도 한참 멀다고 운을 떼며 시작한다. 그러면서 인류가 식생활에서 과거 50년 동안 경험한 변화는 그 이전 일만 년 동안 일어난 변화보다 더 크다는점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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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장점은 영상이 갖는 힘을 충분히 살렸다는데에도 있다. 활자매체로 전달하는 메시지는 읽는 이의 상상력을 필요로 하지만 영화는 영상을 보여주며직관적으로 전달이 된다. 예컨대 대형 양계장에서 저임금에 혹사당하는 노동자들이 닭을 출하할 때 닭을 발로 공차듯 차고 짓밟는 등 보기 힘들 정도로 잔인하게취급한다. 그들 역시 닭똥과 깃털이 날리는 폐쇄된 공간에서 일을 하며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탓이다. 이런 건 열마디 말보다 한 컷의 동영상이 훨씬 설득력이있다. 영화의 힘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빽빽하게 들어찬 밀집공간에서 발 한번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채 사육되며 짧은 목숨을 마감하는 돼지, 본래 먹어야 하는풀이 아니라 성장을 빠르게 하는 옥수수 사료를 먹어야 하는 소들의 모습을 화면으로 보여주는데, 이에 대비해 잔잔하게 경음악이 흐르는 깨끗한 슈퍼마켓에 진열된포장육에서는 그런 사실들을 상상할 수가 없다.

영화는 미국 대기업에서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생산 과정이 얼마나 비인도적인지, 환경과 경제적인 면에서 얼마나 파괴적인가를 직설적으로 고발할 뿐 아니라,기업농 방식으로 생산하는 각종 곡물이나 옥수수, 대두 역시 들여다보면 되돌이킬 수 없을 만큼 환경을 파괴하여 이익은 업자에게 돌아가지만 그 피해는 모든사람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설파한다. 아울러 경제적으로나 법적으로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대기업들이 값은 싸지만 몸에 해로운 음식을 공급하고 살충제나 화학비료를남용하며, 또 미국의 일반 대중이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대량 소비하도록 선전하는데 식품표기법 등 연방정부의 규정이 동조를 한다는 사실도 고발한다. 정말로우수한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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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피자가 법적으로는 야채(베지터블)에 속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미국에서도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영화인데 <페드업(Fed Up)>이라는 작품이 있다. 미국인들이 현재 심각하게 앓고 있는 당뇨와 비만의 주범이 설탕인데, 탄산음료뿐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의식하지못했던 각종 식품에도 엄청난 설탕이 들어가 있다. 피자에 바르는 토마토 소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기업의 로비와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정치가들에 의해토마토 페이스트 두 숟가락 이상이 들어간 소스를 바른 피자는 야채에 속한다는 규정이 미 하원에서 통과되었다는 웃지 못할 엄연한 현실을 고발한 영화다.이 영화는 설탕이 곳곳에 스며들어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하는데 원인을 제공했다는 여러가지 사실을 끄집어 낸다.

이밖에도 일일이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음식과 관련하여 나온 작품들은 대단히 많다. 동물성 지방을 제물로 삼아 건강의 상징처럼 알려졌던 식물성 기름의 나쁜점을 지적한 영화도 있고, 옥수수의 대량재배가 가져온 폐해, 세계적인 분업을 통하여 조달하는 각종 식품이 야기하는 전 지구적 관점에서의 낭비, 가난한나라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는 구조 위에서 이윤을 내는 대기업과 그런 사실을 모르고 지갑을 여는 순진한 노동자, 불공정 무역, 앞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식량위기에 대한 경고 등 내용도 다양하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인적 교류가 끊기고 물적 교류도 따라서 대폭 줄었다. 그러자 자국의 곡물수출을 금지한 나라들이 생겨났고 금세곡물시세가 껑충 뛰었다. 미디어에서는 식량위기를 걱정하는 의견이 심심찮게 실렸다. 한국은 쌀말고는 자급이 되는 식량이 아무것도 없다. 연간 수천만 톤을수입하여 대부분이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 대두 등도 그렇고 밀의 자급량은 1퍼센트가 되지 않는다. 이 참에 우리의 식생활도 되돌아 보았으면 하는 바램에오늘은 음식과 관련하여 생각난 ‘불편한 영화’들을 소개하여 보았다. <티파니에서의 아침을>같은 명작이 명작으로 남으려면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와야한다. 한국에서도 많이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영화제작자. SCS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 이주익

이주익

영화제작자

영화제작자. SCS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영화 <워리어스 웨이>, <만추>, <묵공> 을 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음식과 요리에 관심이 많아,취미로 음식에 대한 연구를 했고 음식 전문 서적 수천 권을 보유중이다. 음식 관련 영화와 TV 드라마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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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06-16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