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4일이 무슨 날인지 잘 아시죠?
바로 발렌타인데이입니다,
그런데 30년 전인 1990년 보이저1호가
태양계 밖으로 역사적인 항행에 나서
약 60억 킬로미터 떨어진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한 날도
2월14일이었답니다.
오늘 살펴볼 책은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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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광활한 우주 속에서 연약하고 작은 먼지처럼 보이는 지구의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큰 충격과 영감을 주었습니다. <코스모스>는 이 보이저 1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칼 세이건이 저술한 천문학 서적으로, 미국에서만 500만 부 이상 팔려나갔습니다. 한국에서도 수 차례 개정 출간되며 지난 10년간 줄곧 과학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죠. 낯설고 때로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천문학 도서가 이토록 널리 사랑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빛은 1초에 30만km를 갑니다. 지구를 7바퀴 반 도는 거리지요. 지구에서 태양까지 도달하는 데는 약 8분이 걸립니다. 빛의 속도로 80억년을 날아가면 비로소 우주의 중간쯤에 닿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천억 개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또 저마다 평균 1천억 개의 별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 은하에는 적어도 별의 수만큼 행성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수의 별 중에 오직 우리의 태양만이 생명이 사는 행성을 거느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Cosmos’(우주)의 어원인 그리스어 ‘kosmos’는 ‘질서’를 뜻하고, ‘宇宙’(우주)는 공간과 시간을 망라한 총체로서의 개념입니다. 평생 ‘우주’라는 대상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삶에는 지장이 없지만, 한 번 탐구하기 시작하면 빠져나올 수 없이 신비롭고 매혹적인 분야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사용되는 이미지센서(CCD)기술이 천체 망원경 개발의 부산물인 것처럼 우주과학은 이미 삶 속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습니다.
저자인 칼 세이건은 우주 과학의 대중화에 힘썼던 세계적인 천문학자로, 과학 지식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저술로 우주라는 막연하고 광활한 영역을 알기 쉽게 사람들에게 전달한 작가입니다. 1934년 미국 브루클린에서 출생한 칼 세이건은 불과 26세의 젊은 나이에 시카고 대학에서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하버드와 코넬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쳤으며, NASA의 자문 위원을 역임했습니다. 이 책은 원래 1980년대 초 TV 다큐멘터리로 기획, 제작된 원고를 재구성한 것인데, 칼 세이건은 이 쇼의 진행자로서도 배우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고 하네요.
"인간 DNA를 이루는 질소, 치아를 만드는 칼슘, 피 속에 흐르는 철분, 애플 파이 속에 든 탄소는 모두 부서지는 별로부터 온 물질입니다. 우리는 별로 만들어졌습니다." 총 13장으로 이루어진 <코스모스>는 우리가 거대한 우주의 신비와 아름다움, 그리고 생명의 무한한 가능성 안에 살고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천문학과 우주과학 뿐 아니라 물리, 화학, 생물학, 역사, 종교, 정치와 경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쓰여졌습니다.
"여기 이 빛나는 한 점을 보라. 이것이 우리의 고향이다. 이것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 소문으로 들었던 사람, 그 모든 사람이 이곳에서 삶을 누렸다.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모든 타락한 정치인, 모든 슈퍼스타, 인간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이 여기 태양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그는 지구란 광활한 우주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며, 승리와 영광이라는 미명 아래 이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기 위해 벌인 수많은 피의 역사를 돌아보라고 적었습니다. 거대한 코스모스 속에 지극히 연약하고 유한한 우리는 그만큼 서로에게 따뜻하게 대하며 이 유일한 고향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광막한 공간과 영원한 시간 속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나에게는 하나의 기쁨이었다.
칼 세이건이 <코스모스>에서 아내에게 바친 로맨틱한 헌사를
마지막으로, 오늘 디지털 백스테이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