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인문학Q

세계적 주류가 된 마오타이의 '4복종'

궁금한 인문학 Q : 세계적 주류가 된 마오타이의 4복종 궁금한 인문학 Q : 세계적 주류가 된 마오타이의 4복종

2017년 4월 18일. 주류 업계의 틀을 흔드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니워커 위스키로 유명한 디아지오를 밀어내고 새로운 기업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중국의 고급 백주를 대표하는 ‘마오타이’였다. 2019년 4월 10일 기준으로 마오타이의 시가 총액은 1620억 달러, 한국 돈으로 185조 원이다. 이는 업계 1위 자리를 빼앗긴 영국의 디아지오와 발렌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페르노리카의 시가 총액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중국 술 ‘마오타이’가 이렇게 세계에서 가장 큰 주류 기업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 이동통신망을 이용하여 영상을 보시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재생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영상 재생이 안 될 경우 FAQ > 멀티미디어 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명주로 자리매김한 마오타이주의 등장

궁금한 인문학 Q : 세계는 좋아지고 있을까? 나빠지고 있을까? 팩트풀니스-1

1915년 미국은 파나마운하 개통을 축하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만국박람회를 개최했다. 당시 신생국가였던 중화민국의 정부는 박람회가 자신의 나라를 국제무대에 알리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총 10만 건이 넘는 후보 중 출품작을 엄선했는데, 이때 출품작으로 선정된 것이 중국의 명주 마오타이주였다.

마오타이는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에 위치한 마을의 이름으로, 본래 좋은 술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유명했다. 1745년 쓰촨 지역의 소금이 마오타이를 거쳐 유통되면서 소금 상인들이 모여들었고, 맛 좋고 독특한 향기를 지닌 마오타이의 술은 소금과 함께 외지로 팔려나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마오타이라는 지명이 고급 명주의 브랜드가 된 것이다.

하지만 박람회에 등장한 마오타이주는 서양인들에게 낯선 중국 술에 불과했고, 심사 마지막 날이 다가오도록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때 박람회에 참가한 한 중국 대표가 고민 끝에 꾀를 냈다. 가장 붐비는 곳에 가서 실수인 척하며 술병을 바닥에 떨어뜨린 것이다. 순식간에 마오타이주의 짙은 향기가 사방으로 퍼지고 많은 관객의 시선이 모이자, 중국 대표는 이 기회를 틈타 사람들에게 술을 맛보게 했다. 그리고 이 일은 큰 화젯거리가 되어 마오타이 진열대는 장사진을 이뤘고, 결국 주류 부문에서 ‘금상’이라는 영예도 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중국을 대표하는 명주로 자리매김한 마오타이주는 중국의 역사적인 사건 현장에서 늘 함께했다. 1949년 개국 연회에서 연회주로, 1954년 제네바 국제회의에서는 우호의 술로, 1997년 홍콩의 반환을 기념하는 축하주로 등장했고, 베이징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을 때, 그리고 우주왕복선이 우주 비행에 성공했을 때도 어김없이 마오타이주가 등장했다. 그렇다면 마오타이주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천혜의 자연환경과 마오타이 ‘4복종’ 원칙

궁금한 인문학 Q : 세계는 좋아지고 있을까? 나빠지고 있을까? 팩트풀니스-2

우선 마오타이의 지리적 특성에서 그 비결을 찾아볼 수 있다. 츠수이허(赤水河)의 물길을 따라 형성된 마오타이는 험준한 산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분지 형태의 마을인데, 토양은 탄소, 질소화합물과 미량원소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고, 기후는 연평균 17.4도씨로 높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연간 강우량은 1,000밀리미터 이하로 술 생산에 필요한 다양한 미생물이 생장하기에 최적의 자연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마오타이주의 원료는 고량 즉 수수인데, 츠수이허 주변에서 생산되는 붉은술수수는 껍질이 두껍고 알갱이가 작으며 수분기가 없어 양조에 적합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하지만 마오타이주가 천혜의 자연환경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백 년 넘게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데는 바로 전통 제조 방식에 대한 고집이 가장 역할을 한다. 그것은 마오타이 ‘4복종’ 원칙으로 "생산량은 품질에 복종하고, 속도는 품질에 복종하며, 생산비용은 품질에 복종하고, 효과와 이익은 품질에 복종한다"는 것이다.

마오타이주는 두 번의 원료 투입, 아홉 번의 찌기, 여덟 번의 발효, 일곱 번의 증류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데, 아홉 번 찌고 여덟 번 발효할 때마다 원료를 펼쳐 말리고, 누룩을 섞고, 쌓고, 발효조에 넣는 등 강도 놓은 수작업들이 지속해서 투입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는 꼬박 1년이 소요되는데, 600여 개의 작업조가 각자 일곱 차례에 걸쳐 증류해 얻은 술은 그 맛이 각각 달라, 또 다시 5년 동안 숙성의 시간을 가진다. 숙성된 술은 마지막으로 블렌딩 즉 배합 과정을 거친다. 여섯에서 일곱 명으로 구성된 네 개의 배합팀이 각기 다른 맛을 지닌 200종의 샘플 중 서른 종 이상을 선택하여 배합하고, 엄격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가장 적합한 배합 방식을 결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종 제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마오타이주는 복잡하고 기나긴 수작업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다른 백주에 비해 제작원가가 무척 높다. 그래서 대표적인 마오타이주인 ‘폐이톈 마오타이’의 권장가는 한 병에 1,499위안(약 25만 원)으로 비교적 고가의 상품이다. 하지만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실제로는 2,000위안, 약 34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마오타이주의 인기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로 퍼지고 있다. 2016년 해외 판매량은 1,721톤에 달했고, 이러한 인기 덕분에 마오타이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90%에 달하며, 순이익률도 50%를 유지하고 있다.

역사의 흐름을 바꾼 마오타이주

궁금한 인문학 Q : 세계는 좋아지고 있을까? 나빠지고 있을까? 팩트풀니스-3

1972년, 냉전체제의 한 축을 무너뜨리는 역사적 만남이 이루어졌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마오쩌둥을 만난 것이다. 당시 가장 큰 이목을 끈 행사는 공식 환영 만찬회. 여기서도 빈 술잔을 가득 채운 것은 다름 아닌 마오타이주였다.

마오타이주를 미리 본 닉슨의 보좌관은 독한 술이므로 건배 제의가 있더라도 마시지 말고 시늉만 할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닉슨은 개의치 않고 마오타이주를 마시면서 중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화기애애한 대화를 이어간 덕분에 역사의 흐름은 급변하게 되었다.

시가총액 185조 원, 매출이익률 90%, 해외 판매량 1,721톤. 마오타이가 보유하고 있는 이 화려한 숫자에는 결정적 순간들을 함께 한 마오타이주의 역사적 가치와 중국 전통을 굳게 고집하는 문화적 가치가 담겨 있다. 자연환경, 제조공법, 그리고 장인정신이 하나가 되어 만든 명실상부한 ‘국주國酒’, 마오타이. 백 년 역사를 통해 세계 일류를 만드는 힘을 되새겨보자.
궁금한 인문학 Q : 세계는 좋아지고 있을까? 나빠지고 있을까? 팩트풀니스-4

[참고도서] <신이 내린 술 마오타이> 왕중추, 마음의숲

  •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입니다.
  • 본 콘텐츠는 사전 동의 없이 상업적 무단복제와 수정, 캡처 후 배포 도용을 절대 금합니다.
작성일
2019-07-15

소셜 댓글

SNS 로그인후 댓글을 작성하시면 해당 SNS와 동시에 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