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인문학Q

세계는 좋아지고 있을까? 나빠지고 있을까?

궁금한 인문학 Q : 세계는 좋아지고 있을까? 나빠지고 있을까? 팩트풀니스 궁금한 인문학 Q : 세계는 좋아지고 있을까? 나빠지고 있을까? 팩트풀니스

2019년 2월 28일,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테러조직의 자살폭탄 테러와 이어진 정부군과의 교전으로 약 30명이 사망하고, 8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열흘 뒤, 승객과 승무원 등 157명을 태우고 에티오피아에서 케냐로 향하던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전원이 사망했다. 그로부터 4일 뒤, 아프리카 남부의 모잠비크에 사이클론 ‘이다이’가 강타하면서 501명이 사망하고, 11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과학 기술의 발달과 경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사람이 분쟁과 범죄, 기아와 질병, 그리고 사고와 자연재해로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끔찍한 소식을 듣다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마치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과연 인류의 삶은 나아지고 있는 걸까? 우리에게 희망이 남아 있는 걸까? 세계적인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 교수는 2017년 14개의 주요 선진국에 사는 1만 2천명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의 인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보기는 다음과 같았다. ① 거의 두 배로 늘었다 ② 거의 같다 ③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③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가 정답이었다. 하지만 정답을 맞힌 사람은 응답자의 7%에 불과했다. 즉, 선진국에 사는 93%의 사람들은 극빈층이 20년 전과 거의 같거나 두 배로 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 1997년만 해도 전체 인구의 29%가 극빈층이었지만, 2017년에 그 비율은 9%로 줄어들었다. 이제 전 세계 인구의 91%는 극빈층에서 벗어나 그런대로 괜찮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실제보다 극빈층이 많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는 우리가 세계를 소수의 선진국과 다수의 개발도상국 두 종류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선진국 외의 국가들은 예전과 같이 지극히 가난하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아래 도표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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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세계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둘로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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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축은 5세까지 생존하는 아동의 비율, 즉 아동생존율이고, 가로축은 여성 1인당 출생아 수이다. 동그란 물방울은 각 국가를 뜻하며, 인구수에 따라 크기를 조정한 것이다. 이 도표를 보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 위치한 125개 개발도상국들은
여성 1명이 평균 5명 이상 출산하며,
5%를 넘는 아동이 5세 이전에 사망한다.

이에 비해 미국, 유럽의 선진국들은 여성 1명이 평균 3.5명 미만을 출산하며, 아동 생존율은 90% 이상이다. 문제는, 이 도표가 1965년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제 동일한 방법으로 2017년 통계 자료를 살펴보자.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위치해 있던 좌측의 큰 사각형은 텅 비어 있다. 모든 나라가 아이 수는 적고 생존율은 높은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미 대부분은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더 이상 세계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둘로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스 로슬링 교수는 다음과 같이 소득 수준에 따라 국가를 4단계로 나누는 것을 제안했다.
1단계는 하루 소득이 1달러인 국가로, 물을 얻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양동이를 들고 맨발로 1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약 10억의 인구가 이에 해당한다. 2단계는 하루 소득이 4달러인 국가로, 샌들을 신고 자전거를 탈 수 있어 물을 길어 오는 시간이 30분으로 줄어든다. 약 30억의 인구가 이에 해당한다. 3단계는 하루 소득이 16달러인 국가로 수도를 설치했기 때문에 물을 길러 다닐 필요가 없다. 약 20억의 인구가 이에 해당한다. 4단계는 하루 소득이 32달러 이상인 국가로, 집에서 온수와 냉수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약 10억의 인구가 이에 해당한다.

소득수준에 따라 4단계로 나눠진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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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국가를 4개 단계로 구분하면 비로소 세계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는데, 1단계 국가, 즉 저소득 국가의 인구는 약 10억에 불과하고, 2~3단계 국가, 즉 중소득 국가의 인구는 약 50억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이 점차 나아지고 있고, 대부분은 이미 괜찮게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현실을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율과 추이에 따른 균형 잡힌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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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로슬링 교수는 그 원인으로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을 더 주목하는 인간의 본능을 지적한다. 유니세프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6년에 420만 명의 아기가 1년도 채 살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1년 동안 420만 명의 아기가 죽었다는 것은 분명 놀랍고 안타까운 소식으로, 인류의 삶은 여전히 위협적이고 불안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숫자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비율과 추이를 확인해 봐야 한다.

1950년의 경우, 9,700만 명의 신생아 중 사망한 아이는 1,440만 명이었으므로, 전체 신생아 수의 15%에 달했다. 이에 비해 2016년의 신생아는 1억 4,100만 명, 사망한 아이는 420만 명으로, 전체 신생아 수의 3%에 해당한다. 즉, 66년 만에 영아 사망률이 15%에서 3%로 감소한 것이다. 따라서 신생아 사망자 수에만 주목하기 보다는, 연도별 사망률과 그 추이를 함께 살펴봐야 균형 잡힌 판단을 할 수 있다.

한스 로슬링 교수는 한국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질문했다.
“세계가 점점 좋아진다고 생각하는가, 나빠진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그대로라고 생각하는가.”
그 결과, 응답자의 80% 이상이 점점 더 나빠진다고 답했다. 정말로 세상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걸까?

다음의 도표들을 살펴보고 질문에 답해보자

세계는 점점 좋아지고 있을까, 나빠지고 있을까, 아니면 그대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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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서]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외,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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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9-06-14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