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문학 기행

상상 에너지로 마법을 거는 스토리텔러, 조앤 K. 롤링

다큐 문학 기행 : 상상 에너지로 마법을 거는 스토리텔러 조앤 K. 롤링 다큐 문학 기행 : 상상 에너지로 마법을 거는 스토리텔러 조앤 K. 롤링

영국 런던의 킹스 크로스 기차역, 소년이 입술을 꼭 깨물고 9와 10번 승강장 사이에 있는 개찰구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소년은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기차역의 사람들은 너무 바빠서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해리포터는 눈을 떴다. 사람들로 꽉 찬 승강장 옆에 진홍색 증기 기관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 위의 표지판에는 호그와트 급행열차 11시라고 쓰여 있었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6장 9와 4분의 3번 정거장> 소년 해리포터가 마법학교에 입학해 마법 세계의 영웅이 되기까지의 모험과 환상을 그린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국의 조앤 K. 롤링 작가의 작품이다. 1997년 첫 출간되어 2007년 전 7권으로 완간된 해리포터 시리즈는 지금까지 67개 언어로 번역되어 4억 5천만 부 이상 판매됐다. 이어지는 시리즈마다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 심지어 제4권 <불의 잔>이 나오던 때는 영국의 모든 신문에 다음과 같은 안내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2000년 7월 8일 0시 1분에는 영국, 미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들의 서점에서 해리포터 4권 불의 잔이 아이들 손에 쥐어질 예정이다. 독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책 판매를 자정에 시작하는 것은 출판계나 서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영국 런던의 킹스 크로스 기차역, 소년이 입술을 꼭 깨물고 9와 10번 승강장 사이에 있는 개찰구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소년은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기차역의 사람들은 너무 바빠서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해리포터는 눈을 떴다. 사람들로 꽉 찬 승강장 옆에 진홍색 증기 기관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 위의 표지판에는 호그와트 급행열차 11시라고 쓰여 있었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6장 9와 4분의 3번 정거장> 소년 해리포터가 마법학교에 입학해 마법 세계의 영웅이 되기까지의 모험과 환상을 그린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국의 조앤 K. 롤링 작가의 작품이다. 1997년 첫 출간되어 2007년 전 7권으로 완간된 해리포터 시리즈는 지금까지 67개 언어로 번역되어 4억 5천만 부 이상 판매됐다. 이어지는 시리즈마다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 심지어 제4권 <불의 잔>이 나오던 때는 영국의 모든 신문에 다음과 같은 안내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2000년 7월 8일 0시 1분에는 영국, 미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들의 서점에서 해리포터 4권 불의 잔이 아이들 손에 쥐어질 예정이다. 독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책 판매를 자정에 시작하는 것은 출판계나 서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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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 이야기의 시작

다큐 문학 기행 : 상상 에너지로 마법을 거는 스토리텔러 조앤 K. 롤링-1
조앤 K롤링이 쓴 ‘해리포터’ 이야기 구상의 발단
“네가 정말로 해리포터니?”
론이 불쑥 물었다. 해리는 그 번개 모양의 흉터를 보여주려고 앞머리를 뒤로 젖혔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6장 9와 4분의 3번 정거장>


해리포터는 자신이 기억도 못 하는 어린 시절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를 물리친 적이 있다. 이마의 흉터는 그때의 흔적이다. 볼드모트에게 부모를 잃고 친척집에서 학대 받으며 자란 해리포터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도 고난을 겪어야 했다. 작가 조앤 K. 롤링 역시 해리포터를 완성하기까지 수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녀는 1965년 7월, 잉글랜드 브리스톨 인근 소도시 예이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만들어내길 좋아하던 롤링은 자신이 상상해 만든 동화를 동생에게 들려주는가 하면, 학교에 가서도 수업시간 내내 공상에 빠져 있다가 혼이 나곤 했다. 이토록 이야기를 좋아한 롤링은 대학 졸업 후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뜻대로 비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회의록 정리보다 소설쓰기를 좋아하는 비서는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했다.

이후 남자친구를 따라 맨체스터로 이사한 조앤 롤링은 1990년, 런던으로 가는 기차에서 새로운 이야기의 씨앗을 발견한다. 화물칸에 실려가는 얼룩소들이 마치 소년들을 마법으로 기숙학교까지 수송하는 기차 같다는 상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롤링은, 자신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우연히 마법사 학교에 가게 된 소년의 이야기를 서둘러 노트에 옮겨 적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짓고 틈날 때마다 이야기를 떠올리며 살을 붙여나갔다. 하지만 이야기가 완성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1990년 12월, 10년간 다발성 경화증으로 투병하던 어머니가 사망한 것이다. 허탈감과 슬픔으로 고통스러워하던 롤링은 우울증에 시달리다 포르투갈로 떠나 포르투라는 도시에 있는 영어 학교에 교사로 취직한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삶 역시 계속해서 롤링에게 시련을 안겨주었다. 운명처럼 만난 남자와 결혼하지만, 폭력적이고 집착하는 남편을 피해 임신한 몸으로 학교 카페에서 글을 써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 시간이 그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롤링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꼽히는 포르투의 ‘렐루서점’에서 호그와트의 내부와 움직이는 계단을 착안했다. 또 포르투 대학생들이 걸친 검은 망토에서는 호그와트의 교복을 그려냈다.

이후 딸 제시카가 태어나고 남편과의 관계 변화를 기대했지만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결국 롤링은 아이와 도망치듯 영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결혼 생활은 얼마 못 가서 파탄 났고, 저는 직장도 없이 자식을 키우는 처지가 됐습니다.
노숙자를 제외하고는 영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 됐습니다.”
- 2008, 하버드대 졸업 축사 중에서

조앤 K. 롤링의 유일한 희망

다큐 문학 기행 : 상상 에너지로 마법을 거는 스토리텔러 조앤 K. 롤링-2
’해리 포터’가 처음으로 출간된 출판사, 블룸즈버리
소설 해리포터에는 ‘디멘터’가 등장한다. 디멘터는 사람들의 행복과 희망을 빨아들여서 영혼을 뺏어가는 무시무시한 존재인데, 디멘터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행복했던 기억, 희망찬 미래에 대한 생각을 불러내는 것뿐이다.

해리포터가 친구들의 격려와 우정을 떠올려 엄청난 에너지로 디멘터를 물리쳤던 것처럼, 롤링에게 있어 디멘터와 싸우는 힘은 바로 ‘소설쓰기’였다. 그녀는 매일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다 아기가 잠이 들면 카페로 들어가 소설을 썼다. 그리고 밤에는 낮에 노트에 썼던 소설을 낡은 타이프라이터로 옮기고 다듬으면서 마침내 1권을 완성했다.
하지만 곧바로 출간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펭귄, 트랜스월드, 하퍼콜린스와 같은 영국의 12개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당한 것이다. 그러던 중, 블룸즈버리 출판사의 편집자인 배리 커닝햄의 눈에 들어 롤링이 해리포터의 첫 권을 쓰기 시작한 지 7년 만에 드디어 첫 책이 나오게 된다.

전 세계가 해리포터 마법에 사로잡히다

다큐 문학 기행 : 상상 에너지로 마법을 거는 스토리텔러 조앤 K. 롤링-3
당시 전미 대학서점 연합 집계에서 1위를 차지한 ‘해리포터’
1997년 6월 26일, 첫 권 <해리포터와 현자의 돌>은 초판 500부를 발행하며 초라하게 출발했다. 출간 직후 런던의 한 서점에서 롤링이 직접 참여한 첫 낭송회에는 단 두 명의 독자만이 참여했다. 하지만 같은 해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미국의 중견 아동출판사인 ‘스콜라스틱’의 아서 레빈이 이 책을 발견하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그가 신예 작가의 첫 아동 도서로서는 사상 최대 금액인 10만 5천 달러에 해리포터의 판권을 사들인 것이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로 제목을 바꾸고 1998년 초판 5만부를 발행한 이후, 이 책은 실제 마법에 걸린 책으로 거듭났다. 판매부수는 계속해서 늘어갔고 독자들은 책을 읽느라 밤잠을 설치고, 서점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해리포터가 부린 마법에 특히 놀라고 기뻐한 이들은 부모들이었다. 닌텐도와 포켓몬에 탐닉하면서 책이라곤 들여다보지 않던 아이들이 7백 쪽이 넘는 책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전미 대학서점 연합의 집계에서도 ‘해리포터’는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해리포터 이야기는 어떻게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그 이유로는 현대의 런던을 배경으로 하면서 옆집의 평범한 아이가 혹시 마법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강력한 현실감’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판타지라는 장르 뒤에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인 코드’ 즉, 평범한 아이가 마법학교에서의 모험을 통해 현실에서의 좌절을 넘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큰 감동과 재미를 주는 요인이 되었다.

이로써 아이 신발 살 돈이 없어 아이가 크지 않기를 바랐던 싱글맘 롤링은 세계 최고 소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그리고 의사인 닐 머레이와 재혼해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 조앤 K. 롤링, 고난과 좌절, 그리고 성장이라는 마법 같은 이야기는 곧 그녀의 삶이기도 했던 것이다.

상상력은 마법보다 강하다

다큐 문학 기행 : 상상 에너지로 마법을 거는 스토리텔러 조앤 K. 롤링-4
영국와 미국에서 초판 1,200만부까지 동시 발매된 ‘해리포터’의 인기
2007년 7월 21일 자정, 해리포터 시리즈 마지막 권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영국과 미국에서 초판 1,200만부가 동시에 발매된다. 한국에서는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랐다. 10년 대장정의 결말이 궁금한 독자들이 서둘러 책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우린 싸울 거야. 반드시 그럴 거라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지금 와서 잊으면 안 돼.
그 일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다고.”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31장 호그와트의 전투>


1998년 5월 2일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호그와트 전투가 벌어진 날이다.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모든 용기를 쏟아 부어 악과 맞섰고, 승리하는 결말을 맞았다. 그러나 해리포터 이야기는 아직 계속되고 있다. 독자들은 해리포터의 후속편을 만들고, 웹사이트 ‘머글넷 닷컴’에서 쓴 이야기들은 책으로 출간했다. 또한 매년 5월 2일 호그와트 전투가 벌어진 날이면 킹스 크로스 역에는 500여명의 인파가 모여 해리포터 축제를 연다.

이야기가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가 되는가 하면, 문학이 놀이가 되고 있는 ‘해리포터 현상’은 종이책의 시대는 갔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아직 글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조앤 K. 롤링이 창조한 해리포터 덕분에 알게 됐다.
세상을 바꾸는데 필요한 것은 마법이 아니라 상상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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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데는 마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그 힘은 우리 내면에 존재합니다.
우리에게는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 조앤 K. 롤링

[참고도서] <해리포터 시리즈 1~7권 > J.K. 롤링 / 김혜원 옮김/ 문학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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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9-06-13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