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책을 읽다

사투리를 고치시겠습니까?

다큐 책을 읽다 : 사투리를 고치시겠습니까? 방언의 발견 다큐 책을 읽다 : 사투리를 고치시겠습니까? 방언의 발견

“공식행사에 참여하여 발언하는데, 인사를 하자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사투리 때문이었죠.” “사투리를 사용하는 나에게 귀엽다고 하며 호의를 보이지만, 곧 놀림의 대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죠.“ “술자리에서 나의 사투리는 곧 안줏거리가 되더군요. 사투리를 고치지 못했으니, 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네요.” 교정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는 방언, 사람을 울고 웃기는 사투리! 당신은 우는 사람인가, 웃는 사람인가?

 
  • 이동통신망을 이용하여 영상을 보시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재생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영상 재생이 안 될 경우 FAQ > 멀티미디어 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투리의 근원,방언의 탄생

다큐 책을 읽다 : 사투리를 고치시겠습니까? 방언의 발견-1
방언은 오방지언(五方之言)의 준말로, 오방은 동ㆍ서ㆍ남ㆍ북 그리고 중앙 지역을 말한다. 방언은 다섯 개 지역을 동등하게 보는 단어로, 원래부터 서울과 지방을 구별하는 단어는 아니었다. 오늘날 방언의 의미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확고해지기 시작한다.

이런 방언이 처엄 들을 적은 귀에 서더니
오래 들으니 닉어가더라.
- 유의양(柳義養, 1718~1788), 남해견문록 46면


1771년 유의양이 기록한 ‘남해견문록’은 남해도 사투리를 정리한 고서다. 1900년 황성신문에 실린 논설 일부는 각 지방어의 특징을 잘 잡아냈으면서도 그 어떤 ‘편견’이 없다. 그리고 방언의 차를 각 지역의 풍토 차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경기도 말씨는 새초롬하고, 강원도 말씨는 순박하며, 경상도 말씨는 씩씩하고, 충청도 말씨는 정중하고, 전라도 말씨는 맛깔스럽다. 황해도 말씨는 재치 있고, 평안도 말씨는 강인하며, 함경도 말씨는 묵직하다는 인상을 준다.
-『황성신문』 (1900년 10월 9일)의 논설 일부


그렇다면, 표준어는 어떻게 탄생된 것일까?

- 표준어란?
‘교양 있는 서울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

표준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을 통일하여 민족적 또는 국가적 역량을 결집할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말’을 중심으로 한 표준어의 개념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정책적으로 도입되었다. 방언의 수난이 시작된 것이다.

표준어의 적이 되어버린 사투리

다큐 책을 읽다 : 사투리를 고치시겠습니까? 방언의 발견-2
사투리가 ‘야비하고 야만적인’ 언어로 평가받는 시대. 민족계몽 차원의 문자보급 운동에서도 사투리는 불가피하게 표준어의 적이 돼야만 했다. 군사통치 시절에도 사투리의 수난은 계속되었다. 중앙집권적 근대화 작업은 사투리의 입지를 더욱 약화했다.

‘욕설이나 사투리를 쓸 때마다 들은 사람이 지적,
성적표에 기입하고 매일 방과 후
교정 풀 뽑기 작업을 한다.’


안타깝게도 사투리는 욕설과 같은 취급을 받았고, 사투리에 대한 편견은 그렇게 단단해지고 있었다.
1990년대 지방자치제의 부활은 사투리에 대한 관심에 불을 붙였다. 사투리를 사용하여 제작된 다양한 콘텐츠는 많은 이에게 사랑과 지지를 얻었고, 고향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일깨우며 감동과 재미를 주는 도구로써 큰 역할을 했다.

차별을 벗어나 존중하는 사회로

다큐 책을 읽다 : 사투리를 고치시겠습니까? 방언의 발견-3
[인터뷰] 정승철 |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사투리들 사이에 위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서울말에 가까운 사투리는 훨씬 우월하고, 서울말에서 먼 사투리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사투리와 표준어를 바라보는데, 그런 인식들을 없애는 게 상당히 중요할 것입니다.
다큐 책을 읽다 : 사투리를 고치시겠습니까? 방언의 발견-5
오랫동안 우리의 삶과 추억 속에 뿌리내려온 자산, 사투리를 고쳐 써야 할까? 소통을 원하는 사람들끼리 원하는 말로 소통하는 사회, 표준어라는 획일화된 가치보다는 다양한 사투리를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이런 사소한 것들에서부터 다름을 차별로 만드는 일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도서] <방언의 발견>정승철, 창비. 2018
  • ·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입니다.
  • · 본 콘텐츠는 사전 동의 없이 상업적 무단복제와 수정, 캡처 후 배포 도용을 절대 금합니다.
작성일
2019-05-27

소셜 댓글

SNS 로그인후 댓글을 작성하시면 해당 SNS와 동시에 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