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문단에서 ‘언더그라운드의 전설’이라는 불리는 찰스 부코스키. 그는 여섯 편의 소설과 수백 편의 시를 출간하며 인기를 얻은,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성공을 이룬 인물로 유명하다. 사람들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부코스키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었어.” “절대 멈추지 않고 끈질기게 노력했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코스키의 묘비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애쓰지 마”
사실 그는 성공 따위에는 신경을 끄고 살았다. 성공하기 전후 상관없이 평생을 술과 마약, 도박, 매춘에 빠져 죽는 날까지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고, 자신 스스로도 루저임을 인정했다. 대신 자신의 가장 못난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그것을 글로 풀어냈다. 결점을 태연하게 세상과 나눈 것이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워너’가 되려는 열망 때문이 아니라 실패 따위를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묻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면 결코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신경 끄기의 기술> p. 27
미국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인플루언서(Influencer),
마크 맨슨은 책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 망상적인 만족이 아닌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려내고 하찮은 것들에 적당히 신경을 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신경 끄기란 아무것에도 신경 쓰지 않는 무심함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 신경을 써야 하는 대상을 정하고, 그것에 몰입하는 동안 뒤따르는 여러 가지 고난과 사소한 문제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인생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에 신경을 쓴다면 상대적으로 쓸데없이 거슬리는 것이 줄어들고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를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더 나은 가치를 선택하면 더 나은 것에 신경을 쏟게 된다. 중요한 것, 즉 삶에 안정감을 주고 그 결과로 행복과 즐거움, 성공을 전해주는 것에 신경을 쏟을 수 있다.
<신경 끄기의 기술> p. 109
그렇다면(,) 인생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가치 있는 것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마크 맨슨은 많은 대중과 대화하고, 자신의 삶에서 얻은 깨달음을 통해 다음과 같은 구별법을 제시했다. 좋은 가치는 현실에 바탕을 두고 사회에 이로우며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정직, 혁신, 유연함, 자립, 후원, 자존감, 호기심, 너그러움, 겸손, 창조와 같이 내적으로 얻는 것들이다. 반면, 나쁜 가치는 미신적이고, 사회에 해로우며 직접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쾌락을 우선하는 삶, 자신의 행동이 아닌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물질적 성공에 대한 잣대, ‘나는 다 안다.’라는 태도,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무한 긍정의 자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인터뷰] 오인화 | 인문학 강사
가장 큰 목표를 쓰고 포기해야 할 것들을 나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큰 것을 성취했을 때의 플러스 요소와 이외의 것을 포기했을 때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을 거예요. 그것을 쭉 정리해 보세요. 큰 것을 얻었을 때 얻는 기쁨과 성취감이 가장 우선순위로 놓고 신경 써야 할 것과 신경 꺼야 할 것을 구분해 나가면 될 것입니다.
“앞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
“더 행복하게, 더 건강하게, 더 스마트하게 모두를 뛰어 넘어 최고가 돼라”
성공을 위한 조언들은 사실 우리의 ‘부족한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렇게 부족한 면만을 계속 들춰내니 사람들은 아무리 채워도 만족하지 못하고, 이미 가진 역량과 기회가 많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떤 부족함도 용납하지 못하는 태도, 모든 걸 가져야 한다는 믿음을 내려놓고 이제는 무엇에 신경을 쓸지 인생의 목록에서 중요한 항목만 남겨보자. 신경을 써야 할 것에만 집중한다면 때론 내려놓고, 포기하고, 더 적게 신경 쓰는 태도와 시간을 가진다면 진짜 행복과 성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도서] <신경끄기의 기술> 마크 맨슨, 갤리온.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