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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쓰는 단어가 당신을 말해준다

다큐 책을 읽다 : 자주 쓰는 단어가 당신을 말해준다 단어의 사생활 다큐 책을 읽다 : 자주 쓰는 단어가 당신을 말해준다 단어의 사생활

자신이 매일 사용하면서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짧은 단어들. 자신의 심리상태는 물론 정체성, 성격, 타인과의 관계, 사회적 지위까지, 모든 부분을 드러내는 <손가락 지문>과도 같다. 사회 심리학자이자 텍사스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제임스 W. 페니베이커는 무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이 어떻게 그 사람의 정체성과 심리적 상태를 반영하는지 분석하고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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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인칭 대명사로 사회적 지위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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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연구에 따르면, 실질적인 의미를 담은 '내용어'보다
조용히 문장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는 단어
즉, 인칭 대명사, 지시 대명사, 접속사, 부사, 조사 등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기능어'가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드러낸다고 한다.

예를 들어, 구어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나> <우리> <너> <너희>와 같은 인칭 대명사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지위가 낮은 사람과 대화할 때 <나는> <나를> <나의>라는 단어를 매우 낮은 비율로 사용한다. 반대로 지위가 낮은 사람은 <나 혹은 저>라는 단어를 높은 비율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단어의 사생활> P. 75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기울이는 대명사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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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지위가 낮은 사람에 비해 1인칭 복수 대명사인 <우리는, 우리를, 우리의>라는 단어를 높은 비율로 사용하며 말이나 글로 된 대화에서 <너는, 당신은, 너희들은, 당신들은> 등과 같은 2인칭 대명사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왜 이런 화법 차이가 나는 걸까?

그 이유는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이 무의식적으로 대명사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너, 당신>이나 <우리>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말할 때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반면, <나>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크고,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낮으며, 이런 현상은 특히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원하거나 부탁할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대통령, 그들의 단어 사용은 어땠을까?
제임스 W. 페니베이커 연구팀은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연설, 기자회견 인터뷰, 가족 및 타인과 교류하는 영상 등을 통해 그들의 사회적-정치적 성향을 분석했다. 방법은 인칭 대명사와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세어보는 것이다. 그 결과 토머스 제퍼슨, 앤드루 잭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인칭 대명사와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특히 높은 비율로 사용함을 알 수 있었는데,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나라에 큰 위협이 닥칠 때마다 <나>와 <우리>라는 인칭 대명사에 큰 변화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에는 <나>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다가 9.11 테러 사건 직후와 이라크 침공 결정 후엔 <나>라는 단어의 사용을 줄이고 <우리>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단어 사용의 변화는 당시 그가 전쟁에 집중하고, 가까운 시일에 전쟁을 선포할 계획이 있음을 말에서 은연중에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라는 단어는 '생각이 같은 모든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국민들에게 자신의 권위와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연대감을 키우는 데 작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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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단어의 사용 감소는 위협을 실행하려는 사람들이 보내는 강력한 신호다.
우리는 이와 같은 언어의 양상을 제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리기 전 트루먼 대통령의 언어에서도,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하기 전 히틀러의 언어에서도 발견했다.
<단어의 사생활> P. 109
한편, 리처드 M.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이한 후 <우리>라는 단어는 적게 쓰고, <나>라는 단어를 급격히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자신의 견고한 정치 세계가 무너지면서 타인에 대한 지배적인 태도도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단어 속에는 지도자의 심적 변화는 물론 성향,
역량과 자질 등이 담겨 있으며, 그들이 무심코 내뱉는 기능어를 살펴봄으로써 역사를 이해하고, 재해석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사람들은 행복할 때 '구체적인 명사'를, 슬픔과 분노에 차 있을 때는 '인지적 단어'를 많이 사용하며, 진실을 말할 때는 <나>라는 단어를, 거짓말을 할 때는 자기 자신과 말하는 내용을 멀리 떨어뜨려 놓기 위해 3인칭 대명사를 많이 사용한다.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그 의자><그 책상>처럼 대상을 구체적으로 지정하는 <그>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며, 비슷하게 단어를 쓴다는 것은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단어는 인간의 마음을 알려주는 단서이자 사람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인 것이다.

언어습관을 바꾸기 위한 말과 단어의 성찰노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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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십 년 동안 쌓아왔던 언어 습관이 어느 순간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모든 습관이 그렇듯이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데요. 잘 안 되겠지만 하루하루 '말과 단어'의 성찰 노트를 쓰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썼던 좋은 말들, 내가 썼던 나쁜 말들을 하루에 5개씩 매일매일 실천한다면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쌓여 자신을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 전문기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언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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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각자의 단어 사용 스타일이 있다. 그리고 무심코 내뱉는 단어 속에는 우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 관심 가진 것이 숨어 있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와 소통이 어렵거나 자신이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는지 모르겠다면, 말과 단어에 귀를 기울여보자.
말과 단어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과 같아서 나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도서] <단어의 사생활> 제임스 W. 페니베이커, 사이,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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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9-03-08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