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매일 사용하면서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짧은 단어들. 자신의 심리상태는 물론 정체성, 성격, 타인과의 관계, 사회적 지위까지, 모든 부분을 드러내는 <손가락 지문>과도 같다. 사회 심리학자이자 텍사스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제임스 W. 페니베이커는 무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이 어떻게 그 사람의 정체성과 심리적 상태를 반영하는지 분석하고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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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실질적인 의미를 담은 '내용어'보다
조용히 문장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는 단어
즉, 인칭 대명사, 지시 대명사, 접속사, 부사, 조사 등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기능어'가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드러낸다고 한다.
예를 들어, 구어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나> <우리> <너> <너희>와 같은 인칭 대명사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지위가 낮은 사람에 비해 1인칭 복수 대명사인 <우리는, 우리를, 우리의>라는 단어를 높은 비율로 사용하며 말이나 글로 된 대화에서 <너는, 당신은, 너희들은, 당신들은> 등과 같은 2인칭 대명사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왜 이런 화법 차이가 나는 걸까?
그 이유는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이 무의식적으로 대명사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너, 당신>이나 <우리>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말할 때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반면, <나>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크고,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낮으며, 이런 현상은 특히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원하거나 부탁할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대통령, 그들의 단어 사용은 어땠을까?
내가 수십 년 동안 쌓아왔던 언어 습관이 어느 순간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모든 습관이 그렇듯이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데요. 잘 안 되겠지만 하루하루 '말과 단어'의 성찰 노트를 쓰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썼던 좋은 말들, 내가 썼던 나쁜 말들을 하루에 5개씩 매일매일 실천한다면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쌓여 자신을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 전문기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언어교육원 원장
우리는 모두 각자의 단어 사용 스타일이 있다. 그리고 무심코 내뱉는 단어 속에는 우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 관심 가진 것이 숨어 있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와 소통이 어렵거나 자신이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는지 모르겠다면, 말과 단어에 귀를 기울여보자.
말과 단어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과 같아서 나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도서] <단어의 사생활> 제임스 W. 페니베이커, 사이,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