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영국의 한 신문에서 부부싸움에 관한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부부싸움에 관한 설문을 한 결과 1년 동안 평균 312회 말로 다투며, 특히 목요일 저녁 8시에 싸움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또 부부싸움은 대부분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었는데, 1위는 싱크대의 오물, 2위는 변기 속 더러운 자국, 3위는 TV 채널 돌리기, 4위는 비어 있는 화장지 걸이, 5위는 올려져 있는 변기깔개였다. 이중 오늘은 오랫동안 남녀 사이에서 골칫거리로 꼽힌, “변기깔개”에 대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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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난 당신이 변기깔개를 내려놔도 아무 말 안 하는데,
대체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
둘은 생각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냉전을 선언하게 된다.
과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올바른 변기깔개 사용방법이 있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우선 사람들의 화장실 사용습관을 살펴보도록 하자. 영국에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배변 간격은 평균 24시간으로, 하루에 한번 대변을 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남자는 하루에 7번, 여자는 하루에 8번 소변을 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남녀가 한집에서 같이 지낼 때, 하루 평균 15번 화장실을 찾게 되는 셈이다. 그러면 남자의 대변과 여자의 대소변을 모두 합쳐 총 9번은 변기깔개가 내려진 상태가 된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것의 의미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바로 ‘효율성’과 ‘공평’이다. ‘효율성'은 변기깔개를 가장 적게 움직이는 것을 뜻하고, ‘공평’이란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이 두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는 방식은 바로 ‘자기본위’이다.
표를 통해 살펴보면, 4개의 방식 중 변기깔개 변경 횟수가 9.96번으로 가장 적고, 남자와 여자의 변경 횟수도 각각 5번 정도로 가장 공평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가장 비효율적인 전략은 ‘황금률’과 ‘남성위주’로,
무려 18번이나 변기깔개를 바꾸어야 한다. ‘여성위주’의 경우에는 변기깔개 변경 횟수가 12번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남성만 일방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공평한 방법으로 볼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왜 변기깔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자인걸까? 그 답을 얻기 위해서는 청결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를 살펴봐야 하는데, 여러 연구를 통해 여성은 남성보다 배설물에 대해 더 부정적이고, 큰 혐오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은 남성보다 청결에 대한 기준이 더 엄격하고, 이를 어겼을 때 더 큰 처벌과 모욕을 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방금 화장실에 다녀왔다고 말한 여성 실험자는 서류작업을 하고 왔다고 말한 여성 실험자보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남성 실험자의 경우에는 그러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변기깔개에 대한 여성의 혐오감은 단순히 한 개인의 특성이 아닌 역사적, 사회적 요인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열쇠는 남성들의 손에 달려 있다.
[참고도서] <화장실의 심리학> 닉해즐럼, 시대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