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문학 기행

100년 후를 내다본 상상력, 쥘 베른

다큐 문학 기행 : 100년 후를 내다본 상상력, 쥘 베른 다큐 문학 기행 : 100년 후를 내다본 상상력, 쥘 베른
프랑스 서부 낭트 항구, 출항을 앞둔 인도행 무역선에 열한 살 소년이 견습생으로 승선한다. 소년은 한눈에 반해버린 사촌 누이에게 산호목걸이를 선물할 꿈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배가 해안을 벗어나기 직전, 허겁지겁 달려온 아버지에게 소년은 질질 끌려가고 마는데…. 아버지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으며 소년은 약속한다. “앞으로는 꿈속에서만 여행하겠어요” 과연 이 소년은 그 약속을 지켰을까? 프랑스 서부 낭트 항구, 출항을 앞둔 인도행 무역선에 열한 살 소년이 견습생으로 승선한다. 소년은 한눈에 반해버린 사촌 누이에게 산호목걸이를 선물할 꿈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배가 해안을 벗어나기 직전, 허겁지겁 달려온 아버지에게 소년은 질질 끌려가고 마는데…. 아버지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으며 소년은 약속한다. “앞으로는 꿈속에서만 여행하겠어요” 과연 이 소년은 그 약속을 지켰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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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극작가에서 SF 소설의 선구자로! 쥘베른!

다큐 문학 기행 : 100년 후를 내다본 상상력, 쥘 베른 1
극작가에서 증권거래소에서 일하게 된 쥘 베른
소년의 이름은 쥘 베른, 1828년 프랑스 서부의 항구도시 낭트에서 태어난 그는 약속대로 꿈 속에서만 세계를 여행하며 10대를 보낸다.

그리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열아홉 살에 파리로 떠나는데….
법률을 공부하기 위해 온 파리였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은 모험을 포기하며 지내왔던 쥘베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문학살롱에서 <몬테크리스토 백작>, <삼총사> 의 작가인 뒤마를 만나 문학공부에 전념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극작가로서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하고, 결혼한 뒤 생계를 위해 증권거래소에서 일하게 된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오늘날 ‘SF 소설의 선구자’라 불리는 작가가 되었을까.
가벼운 희곡이나 짧은 잡지 기고 글을 쓰며 문학활동을 이어가던 쥘 베른은 1862년, 친구 나다르가 제작한 열기구 ‘거인호’에서 영감을 받아 <기구를 타고 5주간>을 쓴다. 자칫 묻힐 뻔한 그 원고는 출판업자이자 문학적 동지인 피에르에첼의 눈에 들고, 이듬해 출간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는다. 이후 <지구에서 달까지>라는 소설을 잡지에 연재하면서 증권거래소 일을 그만두고 집필활동에 전념, 인기작가로 자리 잡은 그는 1869년 <해저 2만리>를 발표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쥘 베른의 소설 속 모험은 거칠고 주인공들은 몇 번이고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실제 그의 삶은 점잖고 평온했다. 1872년에 발표한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주인공 포그 역시 쥘 베른처럼 체제순응적이고 평화로운 생활을 하는 캐릭터였다.

일정한 시간에 점심과 저녁식사를 하고, 면도를 위해 화씨 84도의 물만을 사용하던 주인공 포그. 그는 종종 상류계급의 사교모임에도 나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모임에서 ‘80일만에 세계일주가 가능한가’를 두고 논쟁을 벌이다 거액이 걸린 내기에 휘말리면서 기계적인 일상에 거대한 변화를 맞게 된다. 하인 파스파르투와 함께 기차, 증기선, 기구, 코끼리 등 현존하는 이동수단을 총동원하며 80일만의 세계일주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잡지에 연재되자마자 판매량이 세 배나 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소설 속 상황인 포그의 성공과 실패를 두고 내기를 걸기도 했다.
이 소설은 단순히 부자의 세계여행기가 아니었다. 표준시간대 계산법을 적용하고 기차의 발명이 가져온 공간과 시간의 변화 등 인류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오래전에 미리 보고 글로 쓴 일종의 예언이었다.

쥘 베른, 백년 후를 예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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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2만리> 잠수함 이름을 따온 ‘노틸러스 호’의 모습
쥘 베른의 상상력은 최소한 100년 이상을 앞서갔다.
특히 1863년에 집필한 <20세기의 파리>는 100년 후 프랑스 파리,
즉 1963년의 파리의 모습을 그렸는데, 취업난을 겪는 인문학도 청년이 주인공이라는 상황부터, 텔레비전, 에어컨, 유리 고층 빌딩, 엘리베이터, 인터넷 그리고 국제금융시스템까지 모두 지금 현실이 된 것들이 반영되어 있다.

반대로, 현실이 쥘 베른의 작품을 반영한 경우도 있다. 1954년 1월 미국의 한 항구에서 열린 역사상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 진수식. 세계에서 처음으로 북극 빙원 밑을 통과하게 된 이 잠수함의 이름은 노틸러스호였다.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에 등장하는 잠수함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이 배에는 강력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게다가 온갖 종류의 일에 적합한 동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열과 빛을 공급해주는 기계의 영혼입니다."
- <해저 2만리> 중 (원자력)

소설을 통하여 20세기 인류에 영향을 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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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보를 믿은 소설 <지구 속 여행>
그의 소설은 20세기 발명품뿐만 아니라 우주개발 분야에도 영향을 끼쳤다.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에는 로켓을 활용해 달에 착륙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제로 1968년 12월 인류 최초로 달을 돌고 온 아폴론 8호의 선장 ‘프랭크노먼’은 우주선의 발사지점과 착수지점이 소설 속 위치와 비슷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쥘 베른은 과학을 통한 인류의 진보를 신봉했다. 그래서 소설 <지구 속 여행>에는 이런 구절을 써넣기도 했다.

"과학은 오류투성이지만, 그런 잘못은 종종 저지르는 게 좋아.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우리는 한 걸음씩 진리를 향해 나갈 수 있으니까."

인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흔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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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이후 출간된 소설 <영원한 아담>
그러나 물질주의적 기술이 위세를 떨치고, 대규모 산업이 인간의 비참함을 불러오자, 그의 낙관적인 전망도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그의 평온한 삶도 흔들리게 된다. 정신장애를 가진 조카의 총에 맞는 사고를 당하고, 어머니와 문학적 동지인 에첼마저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이후 그의 소설은 점점 더 암울해지고 사회구조에 관한 문제들도 끼어들기 시작한다. 쥘 베른이 죽은 뒤 출간된 작품인 <영원한 아담>에는 먼 미래의 사람들이 문명의 잔해를 발굴하는, 생존만이 목적이 된 비참한 미래가 담겨 있다.
“우리의 사고하는 삶은 이제 사라져 버렸다. 먹을 것, 먹을 것, 그것만이 우리의 영원한 목표이다.
우리는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 <영원한 아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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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베른은 1905년 3월, 향년 77세로 숨을 거둘 때까지, 20세기가 피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피하지 못할 문제들을 소설에 담아 제기하고 예언했다.
어린 시절, 현실의 여행을 금지당했던 소년이 꿈속에서만 누비던 세계는 그렇게 시공간을 초월한 무수한 이야기로 재탄생한 것이다.

SF 소설의 선구자 쥘 베른은 100년을 내다본 상상력으로 수많은 작품을 통해 오늘도 인간사회와 과학,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며 거대한 시간을 항해하고 있다.

[참고도서] <80일간의 세계일주> 쥘 베른, 펭귄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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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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