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시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처방전

 
 생활의 시 : 심재휘의 시 <효과 빠른 종합 감기약 /> 생활의 시 : 심재휘의 시 <효과 빠른 종합 감기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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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시 : 자긴만의 감기 처방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자신만의 감기 처방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일교차 심한 날씨, 환절기, 피로 누적에 면역력이 뚝 떨어지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병이 있죠? 한번 걸려도 또 걸리고, 나을 듯 안 나으면서 힘들고 귀찮게 하는 병. 그렇습니다. 감기입니다.

어떤 사람은 몸이 으슬으슬할 때 사우나에 가서 땀을 쫙 빼거나 양말에 두꺼운 솜이불까지 끼고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진다고 하죠. 일이 바빠 제대로 쉬지 못하고 나간 술자리에선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괜찮아진다는 둥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쓰기도 합니다.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앓고 지나는 감기. 여러분은 자신만의 감기 처방법이 따로 있으신가요?
생활의 시 : 평소에는 무심하거나 챙기지 못하는 건강의 중요성 생활의 시 : 평소에는 무심하거나챙기지 못하는 건강의 중요성

평소에는 무심하거나
챙기지 못하는 건강의 중요성

여기, 효과 빠른 종합 감기약이 있습니다. 당장에 두통, 기침, 콧물 같은 증상을 가라앉혀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 급한대로 약국에서 구해다 먹게 되는 약이죠. 일은 많고, 병원 갈 시간은 없고, 어떻게든 버텨내야 할 때 우리는 이런 약을 찾곤 합니다. 그리고 새삼 평소에 무심하거나 챙기지 못한 건강을 생각합니다.

물론, 뜻하지 않은 사고로 몸을 다쳐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된 동료를 볼 때나, 늘 당뇨로 고생하고 치아가 좋지 않아 병원비로 수백만 원 목돈을 쓰는 친구를 볼 때도 “아하 나도 이제 몸 생각할 때지”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몸이 아파 다른 사람이 내 일을 대신해야 하는 상황처럼, 내게 주어진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될 때 가장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아, 아프지 말아야지. 아프지 말아야겠다” 하고 말이죠.

생활의 시 : 관계의 건강함이란 그 사이에 오가는 말의 건강함 생활의 시 : 관계의 건강함이란 그 사이에 오가는 말의 건강함

관계의 건강함이란
그 사이에 오가는 말의 건강함

몸이 아프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건강도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안과 심한 스트레스는 또 몸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죠. 그리고 관계의 건강 또한 늘 챙길 수 있어야 합니다. 조직 구성원으로 일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관계 속에 놓여지고, 그 가운데 성과를 만들어가야 하니 건강한 관계가 필수적인 것입니다.

관계 = 사이(間)

관계란 사이를 가리키는 말로 사람과 사람 사이는 대부분 말이라는 매개체로 이어지고 채워집니다. 말 때문에 사이가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하는 것을 보면, 관계의 건강함이란 그 사이에 오가는 말의 건강함과도 같지 않을까 싶은데요. 생각해 보면 제일 건강에 안 좋았던 것도 ‘말’이었고, 제일 건강에 도움이 됐던 것도 역시 ‘말’이었습니다.

지금 감기 때문에 기침을 하거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동료나 후배 직원이 있다면 약이 되는 말 한마디, 따뜻한 배려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평소에 오가는 사람 사이의 말 한마디, 미소 한 조각이 어쩌면 다치고, 아프고, 시린 몸과 마음을 회복하게 하고, 심지어 감기 예방 효과까지 있는 ‘종합 감기약’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 살 때 몸이 아파 동네 병원에 가면 늘 소화제 항생제
진통제를 처방해주었는데, 그것을 먹고도 잘 낫지 않을 땐
진통제 항생제 소화제로 처방을 바꾸어주어서 열심히
복용하다 보면 나을 때가 되어 신기하게 낫고는 하였는데

바다 건너 북쪽의 낯선 마을에 오느라고 동네 약국에서
상비약으로 사 온 효과 빠른 종합 감기약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약들이라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그 약을
몸 아플 때마다 조금씩 아껴 먹고는 하다가 어느덧 빈 통이다

잘 낫지 않아도 먹고 잠들면 오래도록 푹 잘 수 있었던 효과 빠른 약
마지막 남은 두 알을 다 먹고 나니 이번에는 효과가 없다
효과 빠른 종합 감기약 그것 참 종합적이었는데

- 심재휘 시인의 시 <효과 빠른 종합 감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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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12-07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