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문학 기행

위대한 개츠비, 잃어버린 시대를 대변하다

다큐 문학 기행 : 잃어버린 시대를 대변하다 : 위대한 개츠비 다큐 문학 기행 : 잃어버린 시대를 대변하다 : 위대한 개츠비

뉴욕 롱 아일랜드, 신흥부자들이 자리 잡은 웨스트 에그. 어느 궁전 같은 저택에서는 매일 밤 성대한 파티가 열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작 집주인의 정체에 대해 몰랐다.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집주인인 젊은 부부의 이름은 개츠비였다.

뉴욕 롱 아일랜드, 신흥부자들이 자리 잡은 웨스트 에그. 어느 궁전 같은 저택에서는 매일 밤 성대한 파티가 열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작 집주인의 정체에 대해 몰랐다.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집주인인 젊은 부부의 이름은 개츠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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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1920년대, 물질주의에 대한 절망을 담은 작품 <위대한 개츠비>

다큐 문학 기행 : <위대한 개츠비 />는 재즈 시대 신흥 부자들의 삶을 그대로 담아냈다.
<위대한 개츠비>는 재즈 시대 신흥 부자들의 삶을 그대로 담아냈다.
여름 내내 밤이면 밤마다 옆집에선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개츠비의 푸른 정원은 속삭임과 샴페인 그리고 별빛으로 가득 찼고, 남자와 여자들이 그 사이를 부나비처럼 오갔다.
- <위대한 개츠비> 중에서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급격한 산업화와 전쟁의 승리로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넘쳐났다. 이른바 ‘재즈 시대’라 불리는 1920년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철학과 금주법이라는 속박이 대립하고, 부자와 빈자의 간극이 점점 커지던 때였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작가들은 미국적 물질주의에 절망하고, 정신적 허망함을 비판하며 작품으로 구현했다.

F. 스콧 피츠 제럴드는 이 시대의 대표적 작가 중 한 명으로, 1925년 발표한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치솟는 주가와 밀주 매매 등으로 떼돈을 번 신흥 부자들의 흥청망청한 생활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작가 자신이 실제로 살아낸 이상과 현실, 꿈과 환멸, 성공과 좌절이기도 했다.

F. 스콧 피츠 제럴드와 소설 속 개츠비의 꼭 닮은 삶

다큐 문학 기행 : 소설 속 개츠비와 데이지처럼, 피츠 제럴드는 젤다와 사랑에 빠졌다.
소설 속 개츠비와 데이지처럼, 피츠 제럴드는 젤다와 사랑에 빠졌다.
1896년 9월, 미네소타 세인트 폴에서 태어난 피츠 제럴드.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시절, 소설 속 개츠비와 피츠 제럴드는 군인이었다. 소설 속 개츠비가 데이즈를 만나 사랑에 빠진 그 즈음, 현실 속 피츠 제럴드 역시 무도회장에서 만난 젤다와 사랑에 빠졌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었던 개츠비가 상류층인 데이즈에게 기가 죽듯, 세일즈맨 아버지의 둔 피츠 제럴드도 대법원 판사의 딸 젤다 앞에서 주눅이 들었다. 이 일은 그의 작품에서 부와 성공에 대한 열망과 사랑하는 여자를 차지하지 못하는 신분의 장벽이라는 두 가지 콤플렉스가 계속해서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데이즈를 얻기 위해 개츠비는 돈을 벌었고, 피츠 제럴드는 소설에 매달렸다.
1920년 <낙원의 이쪽>을 발표해 화려한 성공을 거두고, 최고 인기 작가로 자리 잡은 피츠 제럴드는 이후 젤다와 결혼해 사교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매력적인 커플이 되었다. 재능으로 축적한 부와 명예, 그리고 사랑까지. 20대에 원하던 모든 것을 가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작품 속 개츠비와 데이즈처럼, 떨어져 있을 땐 불행했지만 함께할 땐 행복할 수 없는 비극적인 커플이었다.

돈을 버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소설을 선택한 피츠 제럴드

다큐 문학 기행 : 소설 쓰기는 피츠 제럴드에게 가장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었다.
소설 쓰기는 피츠 제럴드에게 가장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젤다가 그의 작품에 지속적으로 영감을 주었듯, 사치스러운 생활과 불어나는 빚도 창작의 원동력이 됐다.
피츠 제럴드는 장편소설 외에도 무려 160여 편의 단편 소설을 썼는데,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1929년까지 그는 단편 한 편당 4천 달러를 요구할 수 있었고, 1919년에서 1940년 사이 작가로서 그가 번 돈은 단편에서만 24만 달러 이상이었다. 소설은 그에게 가장 돈을 벌기 쉬운 방법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그는 파티를 즐기다 들어와 밤새 단편 하나를 써낸 후, 또 다시 다른 파티에 가는 격정적인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마구 써내려간 단편이지만 작품은 흥미로운 플롯과 기법, 서정적이면서 산뜻한 문체를 지녔고, 대중적이면서도 예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의 소설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정서는 상실감이었다.
“그녀 입술에 키스하는 순간, 아무리 영원히 찾아 헤매도 잃어버린 지난 4월의 시간은 절대로 되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분별 있는 일> 중에서

대공황처럼 한 순간에 무너져버린 작가로서의 삶

다큐 문학 기행 : 작품 실패 후 그는 마흔 넷의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작품 실패 후 그는 마흔 넷의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물질적 성공과 젊음과 사랑을 얻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결국엔 손에 쥐어도 상실하거나 다른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이야기들. 이는 1920년대 재즈의 시대를 살면서 구현되고 사라졌던 아메리칸 드림의 초상이기도 했다. 그리고 작가의 삶 역시 무너져 내렸다.

사실 <위대한 개츠비>는 돈을 위해서가 아닌, 작가로서 자존심을 되찾고자 썼던 그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었다. 스스로도 자신 있어 할 정도로 노력을 기울인 작품이었지만, 문단의 호평과 달리 당시의 독자들은 외면했다. 대공황과 함께 사람들은 재즈 시대의 이야기에 흥미를 잃었던 것이다. 자신의 작품이 거부당하면서 피츠 제럴드는 알코올 중독이 심해졌고, 젤다는 신경쇠약과 광기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외동딸 스코티를 혼자 양육하며 만성적인 경제적 압박에도 시달렸는데, 1930년대 후반 <위대한 개츠비>가 일시적으로 절판되어 그의 한 해 인세 수입은 고작 33달러였다.
결국 1940년, F. 스콧 피츠 제럴드는 심장마비에 걸려 고작 마흔 넷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미국 메릴랜드 주의 그의 묘비에는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이 새겨져 있다.
다큐 문학 기행 : 잃어버린 시대를 대변하다 : 위대한 개츠비

“개츠비는 오직 저 초록색 불빛만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멀어지기만 하는 가슴 설레는 미래를.
그것은 이제 우리 앞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무슨 문제인가.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 새 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위대한 개츠비> 중에서

혼란과 허무의 시대를 살면서 철들지 않은 소년처럼 사랑을 갈구하고, 꿈과 아름다움을 열망했던
F. 스콧 피츠 제럴드. 그의 성취를 위한 노력과 삶은 소설처럼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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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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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