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지혜

조선의 만능 엔터테이너 ‘재담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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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고종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재담꾼으로서의 재주가 뛰어나 가무별감이라는 벼슬까지 얻게 된다.
재담꾼이란,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던 거리의 예능인이었다.
이들은 얼굴표정, 성대모사, 가무 등을 통해 사람들을 웃고 울리는 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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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마음을 사로잡은 청년 재담꾼, 박춘재

1896년, 고종의 명을 받은 내관이 한양의 한 민가를 찾았다.

“춘재, 아니 별감 어르신. 전하께서 찾으십니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시지요.”

잠시 후, 앳된 외모의 청년이 얼굴에 울긋불긋한 분장을 한 채로 나타났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궁으로 가시지요.”
“쳇, 광대 주제에 별감이라니.”

고종의 부름을 받은 청년의 이름은 박춘재. 그는 어떻게 별감이라는 벼슬을 얻게 된 것일까?
1년 전, 일본인들에게 황후가 시해되자 고종은 늘 불안에 떨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재주 있는 자들을 불러 매일 밤 연회를 열도록 하라.”

곧 조선에서 내놓으라 하는 소리꾼과 광대들이 궁궐에 불려왔다. 이들 중 고종의 마음을 사로잡은 자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박춘재였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재주가 뛰어나 가무별감이라는 벼슬까지 얻게 되었다.

탁월한 성대모사와 가무 실력으로 왕가의 웃음을 책임지다

“전하, 박 별감이 도착했습니다.”
“오, 춘재야. 태자가 오늘도 울음을 멈추지 않는구나.”
“전하, 심려치 마십시오.”

박춘재가 곧바로 민요 한 가락을 뽑아내자 어린 태자는 울음을 멈췄다. 이어 맹인 흉내를 내자 태자는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허허, 역시 조선 최고의 재담꾼이로구나.”

재담꾼이란, 본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던 거리의 예능인이었다. 이들은 얼굴 표정, 성대모사, 가무 등을 통해 사람들을 웃고 울리는 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박춘재는 민요와 창뿐만 아니라 성대모사와 맹인 흉내 또한 뛰어난 만능 재담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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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의 고된 삶을 위로한 박춘재의 재담과 노래

“춘재야, 내 오늘은 너의 소리를 담아볼 것이다.”
“전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허허, 서양에서 유성기라는 물건을 들여왔는데 이것이 사람의 소리를 담을 수 있다고 하는구나. 어서 한 곡조 불러 보거라.”

고종의 명에 따라 박춘재는 노래를 불렀다. 녹음을 마치고 유성기를 조작하자, 그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오호, 춘재야. 네 소리를 빼앗겼으니 명이 십 년은 감해졌겠구나!”

당시 조선에서는 사진에 찍히는 사람은 수명이 줄어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성기에 박춘재의 소리가 담기자 고종이 이러한 농을 한 것이다. 십년감수라는 말은 이때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고종의 총애를 받던 재담꾼 박춘재. 그의 활약은 궁궐 밖에서도 계속되었다. 쉰 살이 넘을 때까지 광무대, 단성사 등에서 공연을 했고, 그의 소리가 담긴 음반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재담과 노래를 통해 백성들은 고된 삶을 위로 받으며 웃을 수 있었다.

“재담꾼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궁이든 공연장이든 저잣거리든 누군가 내 재주를 즐긴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조선의 만능 엔터테이너, 재담꾼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고종황제는 서울 소리꾼 박춘재를 대전별감으로 특채하여 색차지(연예주임)로 임명했다. 박 별감은 목청이 곱고 신수가 깨끗하고 말재주가 멋들어져 그 거드럭거리는 맵시는 천하명물이었다.” - 이서구, <세시기> 중에서

박춘재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온갖 시름이 다 잊혀진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재담과 노래는 조선시대 백성들의 고된 삶을 위로하는 역할을 했다.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시대의 아픔을 위로했던 재담꾼 박춘재. 그의 삶을 통해 시대는 달라졌지만 오늘날까지도 그 맥을 함께 하고 있는 예능인이라는 직업의 진정한 존재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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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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