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고, 그것을 공유하는 사람들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취미나 맛있는 음식, 친구들과의 즐거운 대화까지,
조금은 사소해보일 수도 있지만 없으면 매우 허전한 것들이죠.
그 중에서도 가족만큼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채워주는 존재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럼, 가족과 함께 듣기 좋은 클래식 곡들과, 음악가들의 가족 이야기를 만나볼까요? ”
동영상 재생이 안 될 경우FAQ > 멀티미디어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클래식이 낯선 아이들이라도 흥미롭게, 웃음까지 터뜨리며 볼 수 있는 공연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 7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 <피터와 늑대>입니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이들에겐 생소한 음악가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이죠. 그는 러시아의 대표 작곡가이자 현대음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1936년 작곡된 이 작품은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악기를 어린이에게 이해시키는 교육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소년 피터가 오리를 잡아먹는 늑대와 싸워 이긴다는 내용으로, 약 30분 정도 되는 음악 동화입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년 피터는 현악기로, 새는 플루트, 오리는 오보에, 늑대는 호른, 사냥꾼들은 팀파니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캐릭터를 각자 다른 악기로 표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첫 선을 보인 것은 모스크바의 어린이를 위한 5월제에서였는데, 이 때 프로코피에프는 이 음악의 전체 줄거리, 음악, 내레이션까지 맡았습니다. 그는 이 곡에 대해 “모스크바 아이들과 내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클래식 음악계에는 수많은 천재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천재는 바로 모차르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양음악사에서 가장 극성맞은 아버지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있는 모차르트의 아버지, 요한 게오르크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본인 역시 훌륭한 음악가였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20세기 중반까지 하이든의 곡으로 잘못 알려져 온 <장난감 교향곡>이 있습니다. 이 곡은 보통의 교향곡과는 다르게 딱딱하고 무겁지 않은 분위기의 클래식 음악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장난감을 표현한 악기가 잔뜩 등장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곡이죠.
아들 모차르트와는 달리 아버지 레오폴트의 유년시절은 음악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러다 뒤늦게 음악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밑바닥에서부터 본인의 힘으로 음악을 시작합니다. 궁정에서 무보수 바이올린 연주자로 시작해 부악장까지 승진한 레오폴트. 하지만 그의 아들 모차르트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의 커리어보다 자녀교육에 몰두하는 삶을 선택합니다.
모차르트가 성장하면서 부자 관계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강압적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어했던 모차르트는 결국 고향을 떠나 빈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까지 강행합니다. 두 부자 사이는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버지의 품을 벗어난 빈에서 작업한 오페라들은 언제나 화제를 몰고 다녔습니다.
그 중 <마술피리>는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 완성한 유작으로 유명합니다. 또, 모차르트 음악의 완결판이라고 해도 좋을 작품으로, 가곡, 민요, 종교음악 등 다양한 음악을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대표곡을 쓸 당시 모차르트의 인생은 벼랑 끝에 서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믿었던 후원자가 세상을 떠났고, 영원할 것 같았던 인기도 시들어갔습니다. 작품 의뢰가 거의 끊기면서 빚은 늘어가고, 생계는 막막해져 갔습니다. 게다가 이 무렵 아버지에 이어 두 딸마저 먼저 세상을 떠나 보내는 비극까지 겪은 모차르트.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그에게 <마술피리> 의뢰는 꼭 성공시켜야 하는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그의 바람대로 이 작품은 당시 극장에서 100회 이상 공연되며 흥행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얼마 뒤 모차르트는 건강악화로 35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