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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근육 키우기

마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마음 근육 키우기 : 마음이란 무엇일까?
마음 근육 키우기 : 마음이란 무엇일까?

"마음이라는 것은, 항상 흐르고 변하는 것으로 고정된 실체가 없다. 불타는 나무가 고정된 형태를 갖지 않듯, 마음도 계속 변화하며 움직인다. 마음은 이렇게 안팎의 사건들 사이에 있다. 마음은 나무도 아니요 산소도 아니다. 불타는 현상, 그것이 마음이다."
- 쇼마 모리타 -

마음은
실존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렇다면 ‘마음’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몸 안에 있는 것인가요? 뇌와 같은 것입니까, 아닙니까? 철학과 심리학 인접 학문 분야에서 이에 대한 논쟁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제가 어느 절에서 템플 스테이를 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스님 한 분이 문득 이렇게 물었습니다. “마음이라는 게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저는 빙그레 웃으며 합장을 하고 가볍게 고개를 숙여 스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마시던 차를 계속 마셨습니다. 마음이 없다면 지금 이 순간 찻잔을 내려놓고, 인사를 한 뒤 다시 차를 마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스님은 언짢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너무 쉽게 답을 해버려서 미웠던 것일까요? 예측하지 못한 반응이었던 걸까요? 저는 불편해 하는 스님의 표정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분도 많이 궁리해보지 않은 질문을 그냥 던진 것이었구나.’

마음은
물처럼 흐르는 것

일본의 정신의학자 쇼마 모리타는 우리 마음이 물처럼 흐르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즐거웠다가 시무룩해 하고, 짜증을 내다가 슬퍼하기도 하는 인간의 감정은 날씨처럼 변화무쌍한 것이고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이므로 집착하거나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고 하였지요. ‘내가 왜 이렇게 우울하지?’라는 생각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내버려두면 변화하는 것이 기분이고 마음인데 그것을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면서 붙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의 철학은 모리타 치료(Morita Therapy)라는 독특한 심리치료법으로 이어져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연구되어 왔습니다. 모리타 박사의 주저 《모리타요법과 불안 장애의 본성 (Morita therapy and true nature of anxiety-based disorders)》에는 이런 예시가 적혀 있습니다.

“식탁 위에 털이 많은 애벌레가 한 마리 놓여 있다고 해보자. 애벌레를 보면 누구나 두렵고 찝찝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동시에 독이 있거나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우리는 알고 있다. 감정이 압도되는 사람은 눈을 감고 도망쳐버릴 것이다. 애벌레가 무해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역겹고 싫긴 하지만 그 마음을 가진 상태로 조심스레 애벌레를 잡아 눈앞에서 치울 것이다. 이것은 내부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필요한 행동을 취하는 합리적 반응이자 올바른 태도다. 반면, 애벌레에게 다가가기 위해 불쾌한 감정을 제거하고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은 생각의 모순이 되어 강박 장애를 형성하기 좋은 조건이 되어버린다.”

모리타 박사는 이런 상황에서 애벌레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좋은 감정으로 바꾸려고 애써 노력하지 말라고 합니다. 다만 내 안에서 불편한 마음이 올라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지금 필요한 행동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두라는 것이죠. 이처럼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내 목적에 필요한 행동을 하는 것. 이러한 것들이 현대 심리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치유 기제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백 년 전, 심리치료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유일했던 시대에, 일본의 한 병원에서는 이렇게 자연의 원리에 따라 마음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어느 정신과 의사의 열정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지요.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질문
“어떠한 마음이 그 곳에 있는가?”

모리타 박사의 정신의학적 관점은, 부정적인 것을 제거하고 좋은 것만 취하려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는 듯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무언가가 부족하거나 모자라다, 잘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계속 하다 보면 그런 판단을 불러일으키는 상황과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지요. 그래서 그런 순간 의식이 더 좁아지면서 부정적인 단서에 집중하게 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피하고 싶어 하는 상황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미로에 갇힌 쥐처럼 비슷한 사이클을 계속 반복하면서도 이러한 노력이 모순이라는 점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이나 상호작용을 되풀이하고 있다면, 그것을 그만두려고 애쓰기보다는 어떤 ‘마음’이 거기에 있는지 한번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 어떤 마음으로 그것을 합니까?’, ‘그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됩니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듯, 변하지 않는 마음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상황에 따라, 내 몸의 반응에 따라 빚어지는 마음의 모습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진정 건강한 마음 아닐까요?

변지영

변지영

소장

공생연 (공부와 생활 연구소) 소장으로 한국인의 복잡하고 특수한?‘자아’?개념과 이로 인해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는?‘학습된 무기력’?증상을 연구하며 심리학과 철학의 경계에서?‘삶이 되는 공부’의 방법론에 관해 연구중

역서 「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 저술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당신에게」 「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 「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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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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