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쉬인사이드

마음을 위로하는 정겨운 음식들

디쉬인사이드 : 여느 때의 한 끼와 달랐을 그들의 식사
디쉬인사이드 : 여느 때의 한 끼와 달랐을 그들의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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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먹어도 물리지 않는 음식, 어릴 적 추억이 담겨있는 음식, 아플 때 먹고 싶은 음식이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이걸 영어로 컴포트푸드 (comfort food)라고 한다. 굳이 영어로 쓰는 이유는 이를 지칭할 마땅한 한국어를 찾지 못해서이다. 어떤 이는 영혼의 음식이라는 뜻에서 소울푸드라고도 하는데 영어로 소울푸드라는 단어는 이미 미국 남부에서 발전한 흑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합당한 단어를 찾으면 좋을텐데, 위안의 음식 또는 위로의 음식으로 직역하면 좀 어색한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일단 정겨운 음식이라 부르기로 하고 이야기를 해보자.

디쉬인사이드 : 여느 때의 한 끼와 달랐을 그들의 식사

리메이크작 <조제>에 등장하는 음식이 아쉬운 이유

작년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영화산업 역시 커다란 피해를 입은 해이기도 하다. 헐리웃 대작은 줄줄이 흥행을 미루었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형편에 처한 작품들은 넷플릭스나 HBO, 아마존 프라임 등의 OTT에서 개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영화도 몇몇 작품은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을 하였는데, 그 가운데는 <승리호> 등 전 세계에서 좋은 평을 받은 작품들도 있었다. SF 대작을 만들어서 영화관의 대형화면으로 관객을 만나지 못한 건 아쉽지만 TV화면이기는 해도 동시에 수십 개국의 수천 만 관객들이 감상하고 좋은 평점을 준 건 그나마 위로가 되는 대목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개봉한 작품 중에 <조제>가 있어서 찾아보았다. 2003년 제작한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누도 잇신 감독의 이 작품은 전 세계 많은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고, 작품을 좋아하는 한국 관객도 적지 않은 수작이다. 이러한 작품을 많은 돈을 들여 리메이크까지 할 때는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그만큼 애정도 있고, 자신도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한국 버전은 어떻게 나왔을까 적지 않은 기대를 하고 보았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여 대중의 찬사를 받았던 원작을 다시 만들 때는 원작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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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한국판 <조제>는 일본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뛰어넘지 못했다. 좋게 이야기하자면 원작과는 다른 톤으로 만든 영화라고 하겠는데,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관객이나 평단에서의 평가도 그다지 좋지 않았으니 적지않은 아쉬움이 남는 리메이크가 되었다. 나는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이라서 한국영화를 볼 때는 의도하지 않아도 대개 너그러운 심정으로 보게 된다. 완성된 영화 한 편에 들어간 숱한 인재들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어렵게 조달한 돈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역시 좋아하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원작을 리메이크한 한국판<조제>를 이제 와서 비평할 생각은 전혀 없는데, 꼭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영화 속에 나오는 음식이다. 원작에 나오는 음식의 비중과 의미를 자세히 알았더라면 또 다른 리메이크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팬으로서의 아쉬움이 남아있어 여기에 쓰게 되었다.

정겨운 음식에 이끌려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

우선 일본 원작이다. 주인공 츠네오는 대학생인데 어느날 우연히 하반신이 마비가 되어 숨어서 은둔생활을 하는 조제를 도와주게 된다. 유모차에 탄 조제가 넘어져서 어쩔 줄 모르는데, 길을 지나가던 츠네오가 그를 집에 데려다 준다. 그랬더니 밥이나 먹고 가라고 한다. 그냥 거절하기도 뭐해서 끌려들어가다시피 조제 집에 들어가 어색하게 앉아있는데, 조제가 익숙하게 계란말이를 하고 미소 된장국을 끓여 대접을 한다. 반찬은 츠게모노, 그러니까 한국인의 김치에 해당하는 일본식 야채절임이다. 무심코 한 모금 먹은 미소시루에 츠네오의 눈빛이 변한다. 맛이 좋아서다. 계란말이를 먹고나서는 완전히 함박웃음을 짓는다. 맛있는 정도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츠네오는 눈치 않보고 밥 한그릇을 더얻어먹는다 영화가 진행되며 나중에 나오지만 조제는 야채절임도 항아리에 제대로 담가 발효시켜 가지, 오이, 무 등이 제일 맛있게 익었을 때 골라 꺼내어 대접을 한다.

이 식사가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다. 일본에서 보통 아침 조식을 먹을 때 가장 기본이 흰 밥에 야채절임 그리고 계란말이다. 다시마키 다마고(だし�き玉子)라고 부르는 일본식 계란말이는 다시마와 가다랑어로 국물을 낸 다시(出汁)를 넣어 감칠맛과 염도를 낸다. 간을 세지 않게 그리고 식감은 부드럽게, 그러면서 태우지 않고 돌돌 말아 굽는 것도 기술이다. 인공 조미료를 넣어 쉽게 만든 마트에서 파는 것과 집에서 주부가 정성껏 만든 계란말이는 그 맛이 입에 들어가면 차원이 다르다. 더구나 금방 만들어 따끈따끈한 것은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을 내야하는 식당에서도 맛보기 힘들다.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를 하는 츠네오로서는 그립고 맛있는 어머니의 손맛, 고향의 맛을 오랜만에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마주하게 되었으니 감격스러웠을 것이다. 식사전에 츠네오가 앉아있기 뻘쭘해서 방을 무심코 두리번거리는데, 벽 한쪽에 잡지에서 오려낸 것 같은 각종 요리 레시피가 붙어있는 장면이 잠깐 보인다. 서양요리도 있고 디저트도 있는데, 사진 밑에 조제가 손으로 쓴 것 같은 메모도 보인다. 감독의 디테일은 여기서 이미 조제가 요리에 관심이 있고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정겨운 음식에 끌려서인지 츠네오는 구실을 만들어 다시 조제를 찾아간다. 이번에는 가스레인지 위에 얹은 석쇠에서 전갱어구이가 지글지글 익는 장면이 클로즈 업 된다. 일본의 아침 조식에 밥, 미소시루, 츠케모노(야채절임), 계란말이 위에 생선구이 한 조각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는 완성형이 된다. 일본에서는 고급 호텔의 경우 아침 정식이 대개 양식이냐 일식이냐로 선택을 하는데, 일식의 경우 밥, 미소시루, 츠케모노, 계란말이, 팔등분한 김 몇 장, 그리고 생선구이 한 토막인 경우가 많다. 물론 그 대신 고급일수록 하나 하나의 품목에 정성을 들인다. 조제가 대접하는 두번째 식사에서는 맛있는 생선구이가 더해지는 것이다.

그 다음번에 갔을 때 조제는 치쿠젠니(筑前煮)를 만들어 준다. 치쿠젠니는 우엉, 당근, 죽순, 연근 등의 각종 야채에 닭고기를 넣은 일종의 모듬야채 조림인데 후쿠오카의 향토요리로 유명하다. 이것도 집에서 정성껏 만든 것과 반찬가게에서 파는 것이 차이가 크게 나는 요리다. 영화에서 나중에 츠네오가 고향에서 보내왔다면서 멘타이코, 즉 명란젓을 가져오는데 일본에서 후쿠오카는 명란젓의 명산지로도 유명하다. 여담인데 이는 한반도에서 명란젓 장사를 하던 일본상인들이 종전 후에 일본으로 돌아가 모두 후쿠오카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잠깐 나오는 츠네오의 집 식탁에는 명란젓과 다카나절임이 올라와 있다. 다카나도 후쿠오카가 명산지로 유명한 야채이다. 고향의 맛인 치쿠젠니를 맛있게 해주니 츠네오가 맛있게 먹지 않을 수가 없는 노릇이다. 조제가 츠네오의 고향을 알고 일부러 신경써서 치쿠넨조림을 만들었는지는 영화에 나오지 않지만 감독의 디테일을 생각하면 그냥 우연이라고 넘어가기엔 너무 절묘하다.

이렇게 맛있고 정겨운 음식에 반하여 방문을 거듭하며 조제와 츠네오의 거리는 가까워져 간다. 영화에서 솜씨 좋은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렇게 크게 나온다. 이를 강조라도 하듯이 츠네오가 자취집에서 대충 만들어서 침대에 걸터앉아 먹는 나폴리탄 스파게티나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먹는 학식 등의 장면이 나와 끼니를 때우듯 먹는 감동 없는 식사 장면이 사이 사이에 나온다. 이야기의 주제에서 벗어나므로 영화 이야기는 생략하는데, 마지막 장면은 언급해야 할 것 같다. 혼자 독립하여 당당하게 살아가는 조제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데, 마지막 장면은 연어를 구워서 혼자 식탁에 앉는 모습이다. 연어구이 역시 일본인들의 식탁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생선요리다. 사케 또는 샤케라고 부르는 연어는 반건조한 전갱어(일본어로는 아지라고 부른다) 구이보다 한 단계 높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한 생선인데, 요새는 양식연어가 흔해져서 거의 동급이다. 점심이나 저녁에 더 많이 먹는 꽁치나 고등어, 임연수어 구이와는 달리 아침식사에 가장 인기가 있는 생선이다. 조제가 혼자서 연어를 구워서 아침식사를 마련하는 것에서 관객들은 꿋꿋하게 자립한 조제의 모습을 본다. 다리가 불편한 조제가 의자에서 껑충 내려앉아 잘 익은 연어구이 접시를 집는데, 카메라는 조제를 따라가지 않고 조제의 모습이 사라진 부엌 조리대를 비춘 채 어두워진다. 츠네오와 조제가 여러 번 식사를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던 부엌의 모습에서 영화가 끝이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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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원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는 음식과 요리 부엌이 두 사람의 관계에 커다란 역할을 한다. 한국판 <조제>는 음식에 관해서는 원작과 다르다. 조제(한지민)를 곤경에서 구해준 영석(남주혁)은 밥을 먹고 가라는 요구에 마지못해 이끌려 들어간다. 여기까지는 일본 원작과 같다. 그런데 밥과 함께 나온 국이 번데기가 들어간 된장국이다. 조제가 여는 찬장에는 번데기 통조림, 참치 통조림, 스팸이 여러 개 들어있다. 영석은 마지못해 몇 숟갈 억지로 뜬다. 나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번데기를 넣은 된장국이 어떤 맛인지 모르겠는데, 이건 보통사람이면 거부감을 느낄 메뉴이다. 주인공 영석 역시 만든 사람 얼굴을 보아서 참고 겨우 먹는다는 게 역력하게 보인다.

그리고 두 번째로 갔을 때 조제는 다리미를 뒤집어서 곤로로 삼아 스팸을 구워준다. 첫 번째보다는 먹을 만 하겠지만 캔에 들어있는 스팸을 굽는 건 누구나 해먹을 수 있는 메뉴이다. 번데기 통조림도 그렇고, 참치캔도 그렇고, 스팸도 조제의 매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항목은 아니다. 영화를 본 어느 관객이 평을 했는데 ‘남주혁(영석)이 한지민(조제)에게 빠지는 이유는 한지민의 얼굴 뿐이다’라고 다소 뼈아픈 코멘트를 남겼다. 원작에서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소홀히 한 대신에 다른 무언가를 채워넣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리메이크라고 하겠다.

한국인에게 가장 친근한 생선요리, 고등어구이

한국영화 가운데 생선구이가 상징적으로 나오는 영화로는 <아수라>가 있다.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과 후배형사 문선모(주지훈)는 선과 악의 경계선에서 들락날락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영화 초반에 이들이 시장통 백반집에서 밥을 먹는데, 고등어구이를 시킨 한도경이 고등어를 한 점 떼어서 문선모의 밥그릇에 놓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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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는 한국사람에게 가장 친근한 생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근해에서 씨가 말라서 전량 러시아산에 의존해야 하는 명태는 본시 조림이나 탕으로 어울리고, 구이는 역시 고등어가 으뜸이다. 굴비는 비싸고 꽁치, 임연수어는 계절을 탄다. 서민들의 친근한 반찬, 고등어구이를 먹으며 한점 뜯어 손주 밥숟갈에 올려주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아들 밥그릇에 얹어주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한국인의 푸근한 정이 잘 드러난다. 이 영화에서는 선배 형사가 후배 형사를 보살펴주는 모습을 고등어 한점으로 잘 표현한 대목이다. 그리고 나중에 똑같은 식당에서 둘이 밥을 먹는 장면이 또 나오는데, 이번엔 신분이 바뀐 문선모가 양복차림으로 나온다. 이번엔 그가 한도경(정우성)의 밥그릇에 자신의 고등어를 떼어 올려준다. 갑과 을의 입장이 바뀐 것을 고등어구이로 나타내는 절묘한 연출이라 보면서 탄복을 하였다.

한국인의 주거환경이 아파트 위주로 바뀌면서 생선구이는 예전만큼 흔하게 먹는 음식에서 약간 멀어진 듯한 느낌은 있지만 여전히 든든한 서민의 동반자 노릇을 하고 있다. 벌써 40년 가까이 되었지만 산울림의 ‘어머니와 고등어’라는 노래가 있다. 당시의 생활상을 잘 알 수 있는 가사인데 노래도 좋아서 나는 이 곡을 명곡으로 친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어머니 코 고는 소리 조그맣게 들리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 보다
소금에 절여 놓고 편안하게 주무시는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절여 놓고 주무시는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
나는 참 바보다 엄마만 봐도 봐도 좋은 걸

미국인의 컴포트 푸드, 계란과 소시지

이런 정겨운 음식, 컴포트 푸드는 서양에도 많은데 미국의 경우 아침식사에 나오는 계란과 소시지 그리고 토스트가 그렇다. 그동안 이 칼럼을 통해서 영화에 나오는 미국 다이너의 식사를 소개한 적이 몇번 있으므로 오늘은 노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노래에 담긴 식사 이야기를 소개한다. 탐 웨이츠(Tom Waits)의 ‘Eggs and Sausage’를 소개한다. 탐 웨이츠는 아주 특이한 목소리를 가진 재즈계에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이자 명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과 짐 자무시 감독의 작품에 많이 출연하였는데, 나는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숏 컷>에서 그가 맡은 술주정뱅이 배역도 참 좋아한다. 오랜 세월 술에 쩔고, 담배에 쩔고, 독한 커피에 쩔은 것 같은 목소리로 그가 부르는 노래는 듣는 이의 고막 깊숙히 파고드는 호소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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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s and Sausage는 ‘Nighthawks at the Diner’라는 앨범에 수록된 곡인데, 이 앨범은 미국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Nighthawks’라는 작품을 보고 영감을 얻어 녹음한 것이라고 한다. 호퍼와 그 그림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보아서 익숙한 작품일 것이다. Nighthawk란 밤에 활동하는 매를 말하는데, 밤에 늦게까지 활동하는 야행성 사람을 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림은 심야에도 영업하는 Diner의 모습이다. 다이너란 따로 테이블도 놓여있지만 카운터에 걸쳐서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게 특징인 미국 특유의 간이식당이다. 이 그림은 참 미국적이다. 인적이 드문 한밤중 도심의 어딘가에 자리잡은 다이너에 남아있는 손님 몇 명. 지나칠 정도로 밝은 실내의 조명이 밖에까지 뿌려져 더욱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커피만 마시고 집에 돌아갈지, 샌드위치를 시켜 빈 속을 채울지 이런 저런 상상을 하게 되는 그림인데, 그냥 처음 본 순간 다가오는 느낌은 ‘외로움’이다.

이렇게 심야 다이너에 모인 사람들의 외로움을 노래한 ‘계란과 소시지(Eggs and Sausage)’를 다이너의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그냥 편하게 의역을 하면 이렇다. (아래에 원문 수록)

순이네 대박식당에 모인 밤손님들
커피 한잔을 놓고 뜨내기 손님과 불면증 손님
서로 낯선 이들이 해후를 한다
신문도 구석구석 다 읽었으니
이제는 웨이트리스가 주문을 받아야지

계란하고 소시지, 그리고 토스트
커피에 롤빵, 감자볶음 계란은 반숙
햄버거에 프라이에 칠리 한 그릇
디저트로 파이는 뭐가 있소?

공동묘지에서 벌이는 심야의 가장행렬
동전하나 넣으면 나오는 댄스뮤직
싸구려 귀걸이를 한 옆모습을
스쳐지나가듯 보는 동안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지
주방에 대고 복창하는 웨이트리스

구인광고는 샅샅이 보아도
일자리는 안보이는데
자욱한 니코틴 연기속에
차갑게 식은 카페인 (후략)

nighthawks at the diner
of Emma's 49er, there's a rendezvous
of strangers around the coffee urn tonight
all the gypsy hacks, the insomniacs
now the paper's been read
now the waitress said

eggs and sausage and a side of toast
coffee and a roll, hash browns over easy
chile in a bowl with burgers and fries
what kind of pie?

In a graveyard charade, a late shift masquerade
2 for a quarter, dime for a dance
with Woolworth rhinestone diamond
earrings, and a sideway's glance
and now the register rings
and now the waitress sings

(chorus)

the classified section offered no direction
it's a cold caffeine in a nicotine cloud
now the touch of your fingers
lingers burning in my memory
I've been 86ed from your scheme
I'm in a melodramatic nocturnal scene
I'm a refugee from a disconcerted affair
as the lead pipe morning falls
and the waitress calls

미국의 외로운 다이너에서 시켜먹는 메뉴에서 사람들은 컴포트 푸드가 주는 위안을 받는다. 때로는 영화 이상으로 호소력이 있는 것이 노래라서 오늘은 노래도 두 곡 소개해 보았다.

* 본 콘텐츠에서 내용 설명을 위해 삽입한 이미지는 해당 영화와 드라마 장면을 활용하였음을 밝힙니다.
영화제작자. SCS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 이주익

이주익

영화제작자

영화제작자. SCS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영화 <워리어스 웨이>, <만추>, <묵공> 을 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음식과 요리에 관심이 많아, 취미로 음식에 대한 연구를 했고 음식 전문 서적 수천 권을 보유중이다. 음식 관련 영화와 TV 드라마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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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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