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부처, TV Cello, TV is New Hearth, Electric Moon,
달은 가장 오래된 TV, Video Sonata Op.57
도대체 이 암호 같은 말들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바로 백남준의 작품 제목들이다.
백남준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듯,
그의 작품 제목에는 온통 ‘TV’와 ‘비디오’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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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작품의 소개
1. 음악가를 꿈꿨던 백남준
“나는 늘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 소원이었어. 창신동에 말이야. 다섯 살 때부터 유학 가던 1950년까지 13년을 살던 곳이야. 조선의 마지막 외무대신이 살았다는 우리 집은 대문이 어찌나 큰지 ‘큰 대문 집’이라고 불렸지. 3천 평도 넘는 거대한 한옥이었는데, 마당이 넓고 뒤쪽에는 동산이 있어 아이들이 놀기가 아주 좋았어.”
백남준의 회고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1932년 7월, 요즘 말로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백남준의 아버지 여권번호가 6번, 백남준이 7번이었으니 어느 정도의 집안이었을지 가늠이 가능하겠죠.
18세에 한국 전쟁이 일어나자 여권과 일본 비자가 있던 백남준은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대학에서 미술사와 미학, 음악, 작곡을 공부합니다. 졸업 후 1956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는데 당시 백남준의 꿈은 음악가인듯 합니다. 1957년 여름,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기존 클래식 음악의 개념을 확장해 새로운 장을 열었던 천재 음악가 슈톡하우젠을 만나 영감을 얻었고, 그 다음해에는 음악의 개념을 침묵과 소음까지 확장시킨 존 케이지를 만납니다. 그러나 곧 백남준은 본인이 슈톡하우젠처럼 훌륭한 음악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행위 예술, 시각 예술을 하겠다고 결심합니다.
2. 미래를 예견한 통찰력
“내 삶은 1958년 8월 저녁 다름슈타트에서 시작되었어. 존 케이지를 만나기 전 해인 1957년이 내게는 기원전(B.C) 1년이 되지”
백남준은 그가 평생 ‘스승’으로 여긴 존 케이지를 만나 자신의 인생과 예술세계에 일대 전환을 겪게 된 후 ‘존 케이지에 대한 오마주 Homage a John Cage’를 초연하고, 이 작품을 계기로 그의 평생 예술적 동지가 된 요셉 보이스(Joseph Beuys)를 만나게 됩니다. 1961년 플럭서스(Fluxus, 흐름을 뜻하는 라틴어, 기존의 권위에 반대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독일현대미술 운동) 창립 멤버가 되었고, 요셉 보이스와 함께 독일 플럭서스 운동을 주도합니다. 이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광범위한 작업을 이어간 백남준은 예술창작에 대한 정의와 표현의 범위를 넓혔고, 수많은 모니터를 사용하여 비디오 설치라는 개념을 도입, 설치 미술의 범위를 확장합니다.
1964년 미국에 정착한 후 음악, 퍼포먼스, 비디오를 결합한 비디오 아트 활동을 본격적으로 이어가는 백남준은 ‘비디오 이후의 예술’로서 레이저 작업을 예고하며, “1996년 3월 1일이 되면 고진동 주파수의 레이저를 이용해 수천개의 TV기지국 유토피안 레이저 방송국을 건설하고 소수 상업방송의 독점권을 무효화하겠다”는 취지로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이는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고 누구나 개인 방송을 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을 예견한 것이죠.
3. 미디어, 예술, 인간의 결합
비디오 아트 작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던 백남준은 1996년 뇌졸중으로 쓰려져 신체의 왼쪽이 마비되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회를 이어 갑니다. 같은 해 독일
그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가 된 것은 단순히 당시로서 새로운 매체인 비디오를 사용해서가 아니라, 인간 삶의 근원적인 문제인 시간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해주는 매체의 특성을 간파했기 때문입니다. 단지 미술의 조형 매체만이 아닌, 철학과 사회적 탐구를 가능케 하는 매체로 활용하기 시작하여, 첨단 기술 매체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 상상하고 이를 예술로 표현했다는 것이죠. 예술과 기술이 만날 것을 예견하고 문화, 종교, 철학, 인간에 대한 고민을 독창적인 작품으로 보여준, 시대를 뛰어 넘은 예술가입니다.
2017년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빅뱅 태양의 컬렉션이 알려졌는데,
그 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 바로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 작품 ‘숫사슴’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홍콩에서 열린 한 경매를 통해
태양이 소장하게 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2019년 백남준 타계 13주기를 맞아 런던에서 시작된 회고전은
올해 네덜란드로 이어졌고,
앞으로 2년간 미국, 싱가포르에서 계속 진행될 예정입니다.
시대를 앞선 통찰과 도전이 낳은 예술가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인데
안타깝게도 한국은 이 순회전에 포함되어 있지 않네요.
오늘 미술이술술은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에 만나요.
손이천 경매사
고미술품에 대한 소개와 함께 경매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미술품 경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