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문학 기행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자, 미겔 데 세르반테스

 다큐 문학 기행 :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자 미겔 데 세르반테스 다큐 문학 기행 :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자 미겔 데 세르반테스
스페인 라만차 지역의 풍차마을에 살고 있는 평범한 이달고(작위가 없는 귀족 신분을 뜻함). 무료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의 유일한 취미는 기사소설을 읽는 것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달고는 오랜 세월 구석에 처박혀있던 칼과 창, 투구를 꺼냈다. 그리고 말라빠진 말, ‘로시난테’를 타고 하인 산초와 함께 세상으로 나간다. 평범한 이달고가 스스로에게 붙인 새로운 이름은 바로 돈키호테였다. 스페인 라만차 지역의 풍차마을에 살고 있는 평범한 이달고(작위가 없는 귀족 신분을 뜻함). 무료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의 유일한 취미는 기사소설을 읽는 것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달고는 오랜 세월 구석에 처박혀있던 칼과 창, 투구를 꺼냈다. 그리고 말라빠진 말, ‘로시난테’를 타고 하인 산초와 함께 세상으로 나간다. 평범한 이달고가 스스로에게 붙인 새로운 이름은 바로 돈키호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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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당시 사회 전체를 들썩이게 했던 <돈키호테>

다큐 문학 기행 : 당시 <돈키호테 />의 인기를 반증하는 펠리페 3세의 말
당시 <돈키호테>의 인기를 반증하는 펠리페 3세의 말
“산초, 저길 좀 보거라. 서른 명도 넘는 흉악한 거인들이 서 있구나.”
“주인님, 저것들은 거인이 아니라 풍차입니다.”
돈키호테는 산초의 간곡한 충고도 무시한 채 방패로 몸을 가린 채 로시난테에게 박차를 가해 풍차로 달려들었다.
- <돈키호테> 중에서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하고 달려드는 돈키호테의 모습은 소설을 읽지 않은 이들도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장면이다. 1605년에 첫 발간된 <돈키호테>는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6판까지 발간되었고, 영어와 프랑스어로도 번역되며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에스파냐의 국왕 펠리페 3세는 어떤 사람이 길에서 책을 읽으며 눈물을 줄줄 흘리고, 또 배꼽이 빠져라 웃어대는 모습을 보고 “미친놈 아니면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돈키호테>의 인기와 재미를 보여주는 일화다. 이렇게 당시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돈키호테>는 어떻게 쓰여진 것일까.

감옥에서 탄생한 세기의 명작 <돈키호테>

다큐 문학 기행 : 57세의 나이에 <돈키호테 />로 큰 성공을 이루게 된 세르반테스
57세의 나이에 <돈키호테>로 큰 성공을 이루게 된 세르반테스
영국에 <햄릿>을 쓴 셰익스피어가 있다면, 스페인에는 <돈키호테>를 쓴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있다. 유복했던 셰익스피어와 달리 세르반테스의 인생은 소설 속 돈키호테가 겪은 여정 못지않게 고단했다. 1547년, 가난한 외과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세르반테스는 22세에 해군에 입대했다가 이듬해 일어난 레판토 해전에서 중상을 입어 왼쪽 손을 평생 쓸 수 없게 됐다. 게다가 귀향하는 길에 해적들에게 납치돼 5년 동안 노예 생활을 하고, 네 번의 탈출 시도도 모두 실패한다.

1580년, 마침내 긴 포로 생활에서 해방된 세르반테스는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작품 집필에 전념할 수 있게 됐는데, 첫 작품으로 발표한 목가소설 <라 칼라테아>는 그리 주목을 끌지 못했다.
이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글을 쓰며 식량 조달과 세금 징수 일을 병행했다. 그리고 징수된 곡물을 허가 없이 판매하다 적발돼 세비야 왕실 감옥에 갇히게 되면서 오히려 집필 활동은 힘을 받게 된다. 무료한 옥중 생활을 견디며 쓰고 발표한 <돈키호테>가 그의 나이 57세에 큰 성공을 가져다 주게 된 것이다. 하지만 <돈키호테>의 성공은 어쩌면 예견된 것인지도 모른다.

민초들의 삶과 사회상을 담아낸 진정한 근대문학의 시작

다큐 문학 기행 : 당시의 사회상과 민초들의 삶을 반영한 진정한 문학 <돈키호테 />
당시의 사회상과 민초들의 삶을 반영한 진정한 문학 <돈키호테>
주인공 돈키호테는 중세의 기사도 정신을 주창하며 17세기의 세상을 누빈다. 반면, 그와 여정을 함께하는 하인 산초는 기사도보다 개인적인 안위에 관심이 많은 현실적인 농부다.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험담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단순히 우스운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녀로 일하며 외롭고 비참한 인생을 살던 알돈자는 자신을 고귀한 여인 ‘둘시네아’라고 불러주는 돈키호테를 보면서 혼란에 빠진다. 처음엔 그를 정신이 이상한 노인으로 여기며 피하기만 하던 알돈자는 자신을 존귀한 사람으로 대해주는 돈키호테를 통해 서서히 변하게 된다. 알돈자는 왜 이렇게 이상한 짓을 하냐고 돈키호테에게 묻는다. 그러자 돈키호테가 대답한다.
“이게 나의 가는 길이오.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를 뿐.”
- <돈키호테> 중에서


착각이고 허황된 꿈일지라도 뜻을 굽히지 않는 돈키호테! 비참한 실패를 계속하더라도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그 신념은 묵직한 감동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17세기 귀족문학이 주류를 이루던 때에 등장인물만 해도 650여 명이 넘는 <돈키호테>는 귀족만을 위한 이야기에서 벗어나 민초들이 울고 웃는 이야기를 담은 측면에서 당시의 진짜 인간의 모습과 사회상을 반영한 진정한 '서민'문학의 시작이었다.

세르반테스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 작품 속 돈키호테

다큐 문학 기행 : 가난했지만 작가로서의 신념을 끝까지 지켰던 세르반테스
가난했지만 작가로서의 신념을 끝까지 지켰던 세르반테스
“돈키호테는 나를 위해 태어났고, 나는 돈키호테를 위해 태어났다.”
- 세르반테스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인생이 담긴 소설과도 같다. 금고를 채우기보다는 명예를 중요시 여겼고,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돈키호테가 높이 치켜든 창처럼 그의 펜도 저 먼 곳을 겨누고 있었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가 성공했지만 출판업자에게 판권을 넘겨버린 까닭에 경제적 이득을 얻지 못해 여전히 궁핍했다. 그러나 그는 펜을 놓지 않고 <모범 소설>, <돈키호테 2부>, <사랑의 모험>과 같은 작품을 연이어 펴낸다.
1615년 발표한 <모범 소설> 서문에서 세르반테스는 자신이 에스파냐어로 소설을 쓴 첫 번째 작가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동방 문학을 모방하지 않고 자신의 독창성을 발현했다는 작가의 자긍심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제 모습은 초라하게 변했지만, 어디까지나 저의 글을 통해 평가받고 싶습니다. 비록 지금은 말을 더듬을지라도 진실을 밝히고자 할 때는 결코 더듬지 않을 것입니다. 말이 아닌 손짓을 하더라도 진실은 통하기 마련입니다.”
- 세르반테스


그는 평생 가난했고, 참전 중 상처를 입은 왼손은 움직이지 않고, 감옥에 여러 번 투옥됐다. 그럼에도 그의 소설은 유머와 날카로운 풍자로 빛났고, 기존 사회에 대한 비판을 잃지 않았다. 돈키호테가 고난과 조롱 속에서도 기사로서의 긍지를 잃지 않았듯이 세르반테스도 작가로서의 신념을 끝까지 지켰다. 세르반테스는 1616년 4월 23일, 69세를 일기로 사망한다. 이 날짜는 공교롭게도 셰익스피어의 사망일과 똑같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주인공 햄릿과 세르반테스가 탄생시킨 돈키호테는 확연히 다르다. 둘 다 비참한 결말은 같지만 햄릿은 생각을 하고, 돈키호테는 행동한다.
다큐 문학 기행 : 이루어질수 없는 꿈을 꾸자 미겔데 세르반테스



무모하고 어리석어 보이지만 행동하는 사람의 대명사, 돈키호테.
현실에 안주하며 나태해질 때마다 우리에게 저 별을 향해 끝까지 달려가라며 마음을 두드리는 돈키호테.
이것은 마지막까지 가난했던 세르반테스가 남긴 유일한 유산이자 가장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 <돈키호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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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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