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이유 없이 우울한 건 좋다.
말 그대로 아무 이유 없는 거니까.
한 번씩 그런 날이 오면
나는 나의 우울함에 편승하여
차가운 글을 쓰거나,
어두운 그림을 그리거나
무거운 영화를 보거나,
쓸쓸한 음악을 듣거나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차를 우려 마실 수 있다.
그 적당한 시간을 보내는 나는
사실 우울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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